충남대 연구팀 등 밀리초 단위로 반응시간 제어 미세유체장치 개발
단백질 급랭시켜 3차원 구조 변화 실시간으로 본다
단백질을 급랭시켜 찰나에 일어나는 구조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충남대 이창수 교수 연구팀이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으로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이용해 단백질의 동역학적 거동을 밀리초(ms·1천분의 1초) 단위로 관찰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2017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저온 전자현미경 기술은 단백질 등 생체 고분자를 급랭시켜 전자빔에 의한 손상을 막음으로써 3차원 구조를 해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실험 시간이 수십초 이상 걸리기 때문에 밀리초 단위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동역학적 거동을 관찰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생화학 반응 중 변화하는 단백질의 중간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제안했다.

이 장치를 이용해 반응 중인 시료를 급랭 시켜 반응의 중간체 구조를 얻어냈다.

장치 내 유량을 정밀하게 제어해 20밀리초에서 1천500밀리초의 시간 분해능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 모델 단백질로 많이 쓰이는 '아포페리틴'을 미세유체장치로 분사,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원자 수준의 초고해상도 3차원 구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창수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를 밝힌 바 있다"며 "단백질 고분자를 표적으로 한 약물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 10일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