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출입기록 농어촌서 허점 드러내 사흘간 방역 관리 밖
제주 n차 감염자 QR코드 안찍고 주점 가고 동선진술 오락가락(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지역으로 떠오른 제주 농어촌지역 유흥주점에서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제주 26번 확진자가 지난 15일 농어촌 지역인 제주시 한림읍 호박유흥주점 방문 당시 QR코드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유흥주점을 방문한 제주 21·24번 확진자 2명은 QR코드 명부에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유흥주점에 배치된 서식에 출입을 기록했다.

도 보건당국은 제주 21·24번 확진자가 유흥주점을 다녀간 15일 비슷한 시각 유흥주점 방문자를 조사했지만, 제주 26번 확진자의 출입기록이 없어 방역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 26번 확진자는 제주 21·24번 확진자가 감염 판정을 받은 지난 16일부터 도 보건 당국의 연락이 닿은 나흘간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지난 15일 해당 유흥주점에서는 제주 21·24·26번 확진자 3명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았다.

제주 26번 확진자는 "내가 호박유흥주점 방문자로서 검사를 받아야 할 대상에 해당하는지 몰랐다"고 보건당국에 진술했다.

다행히 제주 26번 확진자가 제주 21·24번 확진자의 유흥주점 술값을 대신 계산해 카드사용 내용을 통해 지난 20일 26번 확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도 보건당국은 또 26번 확진자가 자신의 동선에 대한 진술을 자주 바꾸고 밝히기를 꺼리고 있어 역학조사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26번 확진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뒤늦게 받았을 뿐아니라 20일 오전 도 보건당국으로부터 밀접 접촉자라는 사실을 듣고도 자택에 머물도록 한 보건 안내를 따르지 않고 당일 낮 12시께 애월읍의 하나로마트 현금인출기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26번 확진자는 애초 도 보건당국 조사에서 20일 오전 검체 검사 이후 자택에 머물렀다고 말했으나 26번 확진자의 이웃에 대한 조사 결과 자택에 머문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배종면 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26번 확진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아 교차 검증을 하느라 역학조사 결과가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동선 외에 새 동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 26번 확진자는 15일 호박유흥주점에서 제주 21·24번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후 20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제주시 애월읍 등지를 방문했다.

도 보건당국이 현재까지 조사한 제주 26번 확진자의 이동동선은 애월읍 어사촌도야지(19일 낮 12시), 황금가마솥밥(19일 오후 7∼8시) 등이다.

또 20일 낮 12시 애월읍에 있는 하나로마트 현금자동인출기(ATM)를 방문했다고 말해 도 보건 당국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도 보건당국은 제주 26번 확진자의 이동 동선에 따른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으며 방문 시설에 대해 방역하고 있다.

제주 26번 확진자의 지인 2명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제주 26번 확진자는 제주를 방문한 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에 의해 2차 감염된 제주 21·24번 확진자로부터 또 감염됐다.

사실상 제주에서 첫 3차 감염자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제주 26번 확진자가 3차 감염 가능성이 있지만, 광진구 20번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추가 파악해보고 2차 감염인지, 3차 감염인지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n차 감염자 QR코드 안찍고 주점 가고 동선진술 오락가락(종합)
전자출입명부 제도는 고위험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추적과 역학 조사 등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자출입명부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고위험시설은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그룹으로 모여 격렬한 운동을 하는) 실내 집단운동 시설,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 애초 8개였으나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으로 늘어났다.

QR코드는 네이버와 이통3사 패스뿐 아니라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흥주점 등을 방문하는 취객들에게 전자출입명부 기록이 어려울 수 있고, 농어촌 지역에서도 전자출입명부에 대한 인식이 낮은 실정이다.

도 보건당국은 QR코드를 이용해 출입기록을 남기지 못하더라도 서면 작성을 통해 유흥주점 방문 기록 등을 남겨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