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철거 시작된 상황서 5분 발언, 성명서 채택, 현장 방문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철거에 한박자 느린 시의회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지진을 촉발한 포항지열발전소에서 핵심 시설인 시추기 철거가 시작되자 포항시의회가 발등에 불어 떨어진 것처럼 바쁘게 움직이면서 늑장 대응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는 20일 272회 임시회를 열어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철거 중지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채택했다.

시의회는 성명에서 "포항지열발전 감사원 감사 결과 정부에 귀책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명났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포항시민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며 "포항지진 진상조사 핵심증거인 시추기 등 시설물을 서둘러 매각, 철거하려는 움직임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진상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시추기 철기를 유보해달라는 공문을 정부 부처에 수차례 발송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조차 없었다"며 "시의회는 정부가 시추기 철거를 당장 멈추게 하고 시민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며 시에서도 적극 대응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성조 의원도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포항지진특별법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 결과에 과실이 밝혀진 만큼 특별법에 규정한 '구제지원'이란 용어를 '배상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와 관련해 포항지진진상조사위가 증거자료 확보 요청 때까지 해체 시기를 늦추고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의원들은 이날 오후 포항지열발전소 현장을 찾아 시추기 철거와 관련한 시 집행부 보고를 받고 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미 시추기 매각과 철거가 시작된 시점이어서 시의회가 뒤늦게 움직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추기 매입 업체가 고용한 직원들은 지난 15일부터 북구 흥해읍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 철거를 위한 주변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8월까지 철거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시민은 "시의회는 어떤 사안이 생기면 항상 늦게 성명서를 내거나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철거에 한박자 느린 시의회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철거에 한박자 느린 시의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