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선인장 '씨앗' 상태로 수입하면 무죄…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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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종자는 마약류관리법상 금지하는 식물에 포함 안 돼"
법원·검찰, 표준국어대사전·생물 지식 동원해 법리 다툼 환각 성분을 함유한 선인장으로 자라기 전의 씨앗은 그 자체로 식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마약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A(44)씨는 2018년께 충남 서천군 자택에서 국제 마약판매업자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환각 버섯 포자와 페이오트 선인장 씨앗(종자)을 주문해 전달받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환각 버섯과 페이오트 선인장에는 각각 사이로신(실로시빈)과 페이오트라는 향정신성의약품이 함유돼 있다.
둘 다 수입 금지다.
검찰은 "사이로신이 들어 있는 버섯 포자와 페이오트를 포함하는 선인장 종자를 수입했으니 A씨를 처벌해달라"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유·무죄를 가른 건 생물 용어의 해석에 있었다.
예컨대 종자의 경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식물에서 나온 씨 또는 씨앗'으로 정의하고 있다.
포자는 '식물이 무성 생식을 하기 위해 형성하는 생식 세포'로 명시돼 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선인장 종자는 식물이고, 환각 버섯 포자는 버섯류"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씨앗 또는 포자가 발아해 자라난 경우에야 비로소 식물 또는 버섯"이라고 밝혔다.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부(김병식 부장판사)는 "먀악류관리법 문구를 살펴보더라도 대마의 경우 대마와 대마초 종자를 구별하고 있다"며 "버섯류를 수입하는 행위에 버섯류 포자를 수입하는 행위가 포함된다는 건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유추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률상 '마약 원료가 되는 것'과 '마약 성분을 함유하는 것'을 구별하고 있는데, 종자나 포자만으로 향정신성의약품 원료가 되기 부족하다면 마약류관리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검사 항소로 원심을 살핀 대전고법 형사3부(신동헌 부장판사)는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중앙관세분석소 분석에 따르면 피고인이 수입한 선인장 종자와 버섯 포자 그 자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검출됐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해당 종자나 포자 자체로 향정신성의약품 원료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다만 마약 성분이 든 양귀비 종자를 수입한 것에 대해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항소 역시 기각돼 대법원에 상고했다.
/연합뉴스
법원·검찰, 표준국어대사전·생물 지식 동원해 법리 다툼 환각 성분을 함유한 선인장으로 자라기 전의 씨앗은 그 자체로 식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마약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A(44)씨는 2018년께 충남 서천군 자택에서 국제 마약판매업자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환각 버섯 포자와 페이오트 선인장 씨앗(종자)을 주문해 전달받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환각 버섯과 페이오트 선인장에는 각각 사이로신(실로시빈)과 페이오트라는 향정신성의약품이 함유돼 있다.
둘 다 수입 금지다.
검찰은 "사이로신이 들어 있는 버섯 포자와 페이오트를 포함하는 선인장 종자를 수입했으니 A씨를 처벌해달라"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유·무죄를 가른 건 생물 용어의 해석에 있었다.
예컨대 종자의 경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식물에서 나온 씨 또는 씨앗'으로 정의하고 있다.
포자는 '식물이 무성 생식을 하기 위해 형성하는 생식 세포'로 명시돼 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선인장 종자는 식물이고, 환각 버섯 포자는 버섯류"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씨앗 또는 포자가 발아해 자라난 경우에야 비로소 식물 또는 버섯"이라고 밝혔다.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부(김병식 부장판사)는 "먀악류관리법 문구를 살펴보더라도 대마의 경우 대마와 대마초 종자를 구별하고 있다"며 "버섯류를 수입하는 행위에 버섯류 포자를 수입하는 행위가 포함된다는 건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유추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률상 '마약 원료가 되는 것'과 '마약 성분을 함유하는 것'을 구별하고 있는데, 종자나 포자만으로 향정신성의약품 원료가 되기 부족하다면 마약류관리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검사 항소로 원심을 살핀 대전고법 형사3부(신동헌 부장판사)는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중앙관세분석소 분석에 따르면 피고인이 수입한 선인장 종자와 버섯 포자 그 자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검출됐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해당 종자나 포자 자체로 향정신성의약품 원료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다만 마약 성분이 든 양귀비 종자를 수입한 것에 대해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항소 역시 기각돼 대법원에 상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