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엔 흰뺨검둥오리·백로가 산다
소음과 열기 등 소란스러운 이미지가 짙은 제철소에 새들이 서식해 눈길을 끈다.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따르면 올해 봄에 파이넥스공장 철광석 원료 야적장 인근 침전조에서 흰뺨검둥오리가 새끼를 키우는 모습을 직원들이 발견했다.

침전조는 원료 야적장에 뿌린 물과 함께 나오는 찌꺼기를 가라앉히는 장소인데 바닥에 흙 등이 쌓이자 수초가 자생하기 시작했다.

습지를 좋아하는 흰뺨검둥오리가 새끼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소음과 분진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0마리 정도가 무리를 이뤄 침전조를 누비며 먹이활동을 한 흰뺨검둥오리는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자 최근 다른 곳으로 떠났다.

흰뺨검둥오리는 국내에선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 동물이다.

포항제철소에는 백로·왜가리도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형산강을 따라 제철소로 이어진 나무 군락에는 지난 4월께 백로와 왜가리 수백마리가 둥지를 틀었다.

조금만 세심하게 살펴보면 강과 바다를 수시로 오가며 먹이 활동을 하거나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포항제철소 주변은 형산강이 있어 먹이를 구하기 쉽고 인적이 드물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안에 새가 서식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어서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엔 흰뺨검둥오리·백로가 산다
포항제철소엔 흰뺨검둥오리·백로가 산다
포항제철소엔 흰뺨검둥오리·백로가 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