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3.2%에서 3.4%로 0.2%포인트 상향
한국 기존 성장률 전망치 밑도나…주요 투자은행들은 -0.4% 유지
한국은행이 최근 전망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 가운데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성장률에 대해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다만, 주요 IB들이 애초에 한은보다 더 보수적으로 한국의 성장률을 전망한 데다 하반기 들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 하방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해외 IB 9곳이 전망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0.4%로, 직전의 전망치 평균과 같았다.

이들 중 유일하게 JP모건만 종전 0.0%에서 -0.1%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낮춰 잡았을 뿐 나머지 IB들은 종전과 같은 전망을 했다.

이들 IB 9곳은 아시아 10개국 중 절반인 5개국(홍콩·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대만과 태국, 베트남은 상향 조정했고, 한국과 싱가포르만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한국의 경우 전망치를 내놓을 때 전제한 종전의 가정에서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한국 기존 성장률 전망치 밑도나…주요 투자은행들은 -0.4% 유지
반면 한은은 현재 상황이 종전보다 악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따르면 금통위는 "올해 GDP 성장률은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0.2%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 들어 안정된다는 '기본 가정'에 따른 것으로, 확산이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1.8%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5월 전망 당시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반기 들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7월 둘째 주인데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며 "따라서 6월까지 좋지 않았던 우리나라 수출의 개선도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한은 판단처럼 성장률이 깎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도 있는 반면 굳이 달라질 게 없다는 분석도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7월이 됐는데도 코로나19 상황이 확실하게 개선되지 않으니까 한은 입장에서도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성장률이 더 낮아질 위험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5월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연간 -0.5%로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분기까지는 좋지 않겠지만, 추가경정예산 등을 고려하면 3분기에는 플러스(+)의 경제성장률도 나올 수 있다"며 "연구원의 기존 전망치(0.3%)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IB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기존 3.2%에서 3.4%로 올려 잡았다.

바클레이즈가 에서 3.0%에서 3.3%로, 씨티가 3.1%에서 3.5%로, JP모건이 2.0%에서 3.1%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