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자국 남부 및 서부 지역 군부대들에 비상훈련을 명령했다고 현지 국방부가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군 지도부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남부 군관구와 서부 군관구에서 비상점검훈련이 실시된다"고 전했다.

모두 4개로 나뉜 러시아 전역의 군관구 가운데 남부 군관구와 서부 군관구는 각각 남부 캅카스 지역과 우크라이나·벨라루스 등과 접경한 서부 지역을 관할하는 군관구다.

쇼이구 장관은 이번 비상 훈련이 남서부 지역 군부대들의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하고 오는 9월로 예정된 남부 지역 정기 군사훈련 '캅카스-2020'의 사전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련에는 14만9천여명의 병력과 2만6천대 이상의 지상 무기 및 군사장비, 410여대의 공군기, 100여대의 군함 등이 동원될 것이라고 쇼이구는 소개했다.

또 35개 육상 훈련장과 흑해·카스피해 상의 17개 해상 훈련소 등에서 50여건의 전술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비상훈련 명령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푸틴은 예년에도 수시로 여러 군관구의 부대들에 비상훈련을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최근 캅카스 지역의 옛 소련국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국경 지역에서 교전을 벌이고, 러시아와 갈등을 겪고 있는 서쪽 인접국 우크라이나 내의 무력분쟁도 악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실시돼 주목된다.

푸틴, 남서부 지역 군부대들에 비상훈련 명령…"전투태세 점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