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용량만 66.5GB…미성년 성매매 알선 하기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배 씨는 이날 오후 1시께 검찰로 가는 호송차에 타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됐다.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포승줄에 묶인 배 씨는 수염을 기른 초췌한 모습이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인정한다", "반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19일까지 청소년 44명을 대상으로 성착취물 1293개를 제작하고, 이 중 88개를 음란사이트를 통해 유포한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이와 별도로 성인 여성 8명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907개도 제작해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 씨는 '미션 성공하고 깊콘(기프티콘)·깊카(기프트카드)·문상(문화상품권) 받아 가'라는 이름의 오픈채팅방을 1000번 이상 개설해 피해자를 유인했다.
그의 범행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n번방, 박사방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클 때 범행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의 범행은 올해 1월부터 최근에 집중됐고, 자신의 닉네임인 '영강(영어 강사의 줄임말)'이 적힌 종이가 노출되도록 성착취물을 제작했다.
배 씨가 가지고 있던 성착취물 용량만 무려 66.5GB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소년 피해자 중 2명에 대해 성 매수를 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4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배 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이는 조주빈 등 디지털 성범죄자 신상공개로는 전국에서 7번째, n번방 피의자들을 제외한 성범죄자 중에는 첫 사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