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105명 전세기 타고 카타르 경유해 입국…확진자 늘어날 가능성
"이라크 내 확진자 매일 3천명씩 증가…입국 관련 별도대책 준비 중"
이라크서 귀국한 건설근로자 이틀새 34명 확진…"귀국 늘어날듯"(종합2보)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입국한 우리나라 근로자 34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과 이날 0시 기준으로 이라크에서 국내로 들어온 확진자는 각각 14명, 20명이다.

이들은 모두 이라크 건설현장 근무자들이며 전체 34명 가운데 28명은 검역 단계에서, 나머지 6명은 지역사회에서 격리 도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라크에서 전세기를 타고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 뒤 QR858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QR858 편 탑승객은 총 216명이며, 이 중 105명이 건설현장 근로자다.

전체 탑승객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확인된 유증상자는 50명으로 파악됐다.

이라크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직전까지 바그다드 남쪽 120㎞ 지점의 카르발라 현장에서 근무해 왔다.

카르발라 현장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한국의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직원 683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가 1차로 귀국했다.

이들 4개 건설사 조인트벤처(JV)는 카르발라 지역의 원유정제시설 및 부대설비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9일 외국인 근로자가 확진된 후 공사 현장을 긴급 폐쇄하고 모든 직원을 숙소에 자가격리 조치했다.

현재 이라크 현지에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중이며, 이에 따라 당분간 이라크발(發) 확진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라크(확진자)는 8만명 이상으로, 매일 3천명 가까이 신규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 국민 보호 차원에서도 그렇고, 앞으로 이라크에서 더 많은 인원이 국내로 들어오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에서 온) 확진자들은 다 우리나라 국민으로, 주요 건설업체에 파견된 근로자들"이라며 "(현지에) 남아 있는 근로자들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이라크는 현재 국제공항이 폐쇄된 상황이기 때문에 전세기 외에는 이라크 국외로 이송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탑승 전 출국검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국검역은 항공기 탑승 전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확진자를 제외한 나머지 이라크발 입국자는 모두 다른 해외 입국자와 마찬가지로 2주간 격리 중으로, 입국 후 3일 이내에 PCR(유전자 증폭) 진단검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입국 후 자가격리 중 발견되는 (확진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정 국가로부터 입국하는 (확진) 사례의 증가에 대해서는 별도 대책을 좀 세워서 준비하는 것으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앞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을 비롯해 코로나19가 유행 국가의 항공편이 막힌 경우 전세기를 보내 우리 국민의 귀국을 돕고, 전세기 탑승자 전원을 임시생활시설 등에서 2주간 격리조치 한 바 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이라크발 입국자들에 대한 임시생활시설 의무 입소 등을 검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과거 이란, 이탈리아의 교민들은 국내에 거주지가 없었지만, 이번 이라크 근로자들은 사실상 국내 근로자들이 해외에 파견 나가 있었던 상황"이라고 답했다.

임시생활시설은 현재 8개가 운영중이며, 전체 3천22개 객실 중 509개가 사용 가능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