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밀려 그랜저 증산…그래도 못 웃는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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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질주…상반기 '세계 6위'
전세계서 유일하게 판매 증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커
그랜저 출고 대기 2만대 달해
수출 절벽…쏘나타가 직격탄
'셧다운' 여파…중동 수출 90%↓
아산공장 생산 축소 위기
전세계서 유일하게 판매 증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커
그랜저 출고 대기 2만대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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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공장 생산 축소 위기

현대차의 결정 배경에는 내수와 수출의 기형적인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두 차종 간 생산 물량 불균형 탓에 정상 가동이 쉽지 않아 그랜저 증산을 연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시장 의존도가 커진 탓이라며 내수 진작 정책이 지속돼야 ‘판매절벽’을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전 세계서 유일하게 車 판매 늘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한국만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증가했다. 한국을 제외한 세계 10대 자동차 시장의 상반기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25.9% 감소했다. 유럽에선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영국(-48.0%)과 프랑스(-37.3%), 이탈리아(-44.9%) 자동차 판매가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40% 정도 감소했다.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더 부진했다.
작년 상반기 자동차 204만9000대가 팔렸던 인도는 올해 판매량이 100만대 밑으로 반토막(-51.8%) 났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봉쇄 조치에 나선 지난 4월엔 자동차 판매점이 문을 닫으면서 차가 단 1대도 팔리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7만 명을 웃도는 브라질도 신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38.2%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 등 해외 판매 부진을 내수로 버텼다. 기아자동차는 상반기 국내 판매가 14.6% 증가한 반면 해외 판매는 20.4% 줄었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자동차도 내수는 51.3% 늘었지만 수출은 74.8% 감소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해외에선 연말까지 판매 ‘보릿고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지난해 8756만 대였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가 올해는 20% 이상 줄어든 7000만 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판매절벽’ 우려
업계에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축소되는 하반기엔 내수 판매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70%(세율 1.5%) 인하했던 개소세를 이달부터는 30%(세율 3.5%)만 인하한다. 출고 가격 2500만원인 승용차에 붙는 세금이 지난달까지는 54만원이었지만 이달부터 125만원으로 71만원 늘었다.지난달까지 호황을 누렸던 내수 시장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상반기 국산차 베스트셀링카(7만7604대)인 그랜저의 이달 하루 평균 계약 대수는 지난달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판매마저 꺾이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등도 자동차 개소세 70% 감면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개소세 감면 확대 등 내수 진작 정책이 절실하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