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

▲ 언 다르고 어 다르다 = 김철호 지음.
한자 의미소로 된 낱말의 다양한 용례를 통해 낱말 구성의 원리와 그 실제를 톺아본다.

신(身)과 체(體)는 다 '몸'을 의미하지만, '인신매매', '인체공학'이라는 말은 있어도 '인체매매', '인신공학'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크게 봐서 '신'은 인격체를 포함하고 '체'에는 '정신'의 요소가 없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시신'은 '시체'보다 '점잖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설명에는 일리가 있다.

'신'과 '체'를 설명한 장의 말미에는 각각의 글자가 들어간 낱말들의 목록을 정리했는데, 두 글자를 교차해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둘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확연히 뜻이 구분됨을 알 수 있다.

안(顔)과 면(面), 용(容)과 모(貌)도 비슷한 방식으로 구분된다.

'안'과 '용'은 감정·태도·인격 등 내면을 표현하는 얼굴이며 '높임'의 의미가 포함된다.

'면'과 '모'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초점을 둔다.

이들을 포함해 모두 16개의 표제어와 그로부터 파생된 69개 의미소에 딸린 낱말과 표현 3천여가지를 제시하면서 차이를 설명한다.

돌베개. 367쪽. 1만5천800원.
[신간] 언 다르고 어 다르다
▲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 =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선아 옮김.
공룡에 푹 빠져든 조류학자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공룡에 대한 애정을 고백한 마니아적 일기이자, 공룡 생태의 전 과정이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공룡 화석과 현생 조류의 비교를 통해 추적을 거듭해본 프로파일링 노트다.

저자는 현대 조류의 생활을 바탕으로 공룡의 생활상을 상상해본다.

뼈를 살피다 보면 공룡과 조류는 닮은 점이 많다.

게다가 깃털에 부리, 날기 위해 만들어진 가슴뼈의 모양 등 일일이 프로파일링해나가다 보면 그 유연관계에 매혹될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까지는 현대 동물 중 가장 가까운 종인 악어의 습성을 통해 공룡의 생활을 유추해 왔지만, 악어는 물속 생활을 하는 한편 지상에선 납작 엎드려 기어 다니는 동물로, 두 다리로 지상을 유유히 활보하던 공룡과 같은 선상에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

화석만 남아 있는 공룡의 색깔을 알 수는 없으나 조류를 통해 볼 때 흰색 공룡도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라거나 익룡도 새와 마찬가지로 등 쪽은 검고 배 쪽은 흰 흑백 구조가 기본이었을 것이라거나 일부 공룡은 독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과 그 근거를 제시한다.

공룡과 조류의 형태와 구조, 움직임을 비교해 분석할 수 있도록 많은 그림과 사진을 실었다.

글항아리. 296쪽. 1만8천원.
[신간] 언 다르고 어 다르다
▲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 = 이윤호 지음.
한국 최초의 범죄학 박사인 저자가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 37편을 범죄학의 관점에서 분석해 눈여겨볼 대목과 더 고민해야 할 지점 등을 알려준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대표적 범죄 스릴러 가운데 하나인 '양들의 침묵'은 미국의 몇몇 연쇄 살인범의 실제 범죄를 조합해 범죄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연방수사국(FBI)이 개발한 프로파일링의 적용 과정을 묘사한다.

또 사형제의 존폐 논의, 범죄자의 권리 범위, 남성과 여성 권력의 대치 등을 읽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션스 일레븐'은 범죄단체 구성과 범죄의 조직화, 전문화, 그리고 그들 범죄의 특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주인공 오션이 테리 베네딕트에게 지나친 보복을 가하는 대목에서는 크게는 형사정책, 작게는 형벌의 목적을 생각하면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밖에 1973년 개봉된 '황무지'를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의 절정이라고 평가받는 '거짓의 F', 프랭크 애버그네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치 미 이프 유 캔', 21세기 새로운 유형의 범죄를 암시한 '인셉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전향성 기억 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처절한 삶을 그린 '메멘토' 등을 분석한다.

퍼시픽 도도. 460쪽. 2만원.
[신간] 언 다르고 어 다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