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시비 끝에 상대 때려 숨지게 한 20대, 2심 징역 3년→4년
술집에서 처음 만난 사람을 친구와 함께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한규현 권순열 송민경 부장판사)는 16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23)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친구 이모 씨와 함께 지난 5월 12일 서울 구로구의 한 식당에서 처음 만난 A씨를 때린 뒤 자리를 떠났고, A씨는 4일 뒤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씨가 A씨를 손과 발로 수차례 때려 바닥에 쓰러트렸고, 이 과정에서 김씨는 A씨를 붙잡아 저항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다른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김씨와 이씨는 같은 식당에 있던 A씨 일행과 다툰 끝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는 지난해 4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판결이 확정된 지 9일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범행이 다소 우발적으로 일어난 면이 있는 점, 공범인 이씨가 가한 폭력에 비하면 김씨의 폭력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상해치사죄의 법정형 가운데 가장 가벼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살펴볼 때 원심의 형량이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며 형량을 가중했다.

재판부는 "사소한 이유로 시작한 싸움에서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다"며 "피고인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범행이 계획적이지는 않지만, 피해자의 사망으로 유족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씨와 함께 A씨를 때려 숨지게 한 이씨는 1심에서 징역 4년,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