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만3천402명 귀국 지원…"설국열차 꼬리 칸 타려는 것 같아"
"한국 위상 체감한 여정"…코로나로 고립된 재외국민 귀국기
"공항은 예고 없는 기간 동안 폐쇄됐고, 24시간 이동 금지명령에 따라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도미니카공화국에서 귀국한 유상미 씨)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각국 정부가 국가 간 이동을 통제하면서 수천 명의 국민이 외국에 발이 묶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일본, 이란, 페루, 이탈리아, 에티오피아 등 6개국에 교민들을 데려오기 위한 전세기를 투입했다.

전세기 외에도 임시항공편이나 다른 국가의 전세기에 한국인이 탑승하도록 지원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난 13일까지 총 116개국에서 4만3천402명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외교부는 그동안의 귀국 지원 과정을 기록한 수기집 '우리의 특별한 귀국 이야기 2020'을 15일 발간했다.

유학, 여행, 출장, 봉사 등 다양한 사유로 해외에 체류하다 무사히 돌아온 국민들이 각자 경험을 소개한 수기집에는 정부에 대한 고마움과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있다.

세계 여행 중 한국 대사관이 없는 나미비아에 고립됐던 우상범, 김소민 씨는 인근 앙골라 대사관의 도움으로 귀국한 과정에 대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가슴 깊이 울리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인턴으로 알제리에 파견됐던 박준희 씨는 알제리에서 파리를 거쳐 한국까지 온 귀국길이 "우리나라의 위상을 체감하게 된 소중한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출장을 위해 방문한 모로코에서 돌아온 김성희 씨는 한국 대사관의 지원 노력을 옆에서 지켜본 외국인 사장이 "한국이 최고다, 네 나라는 너를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 위상 체감한 여정"…코로나로 고립된 재외국민 귀국기
귀국을 지원한 정부 관계자들도 당시 소감을 밝혔다.

주알제리대사관의 김지훈 2등서기관 겸 영사는 전세기 탑승을 위해 교민들을 안내해서 간 공항에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당장 태워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며 "마치 영화 '설국열차'에서처럼 꼬리 칸에 타려는 사람들이 수백명 있는 것과도 같았다"고 전했다.

중국 우한에서 교민 철수 업무를 담당했던 정다운 영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절절하게 느낀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였다"고 말했다.

우한 2차 전세기 투입 당시 정부 신속대응팀을 이끌고 간 이상진 주뉴질랜드대사는 "공항에 질서정연하게 티케팅을 위해 줄을 서 계신 우리 국민들을 보았을 때 신속대응팀들은 가슴이 뭉클했었다"고 회상했다.

수기집은 외교부 홈페이지 내 자료실(외교간행물)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