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마저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전국 지지도와 핵심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뒤진 데 이어 텍사스주마저 위태로워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갈수록 코너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댈러스모닝뉴스와 텍사스대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7월 7일 텍사스 유권자 19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46%로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5%포인트 앞섰다.

CBS방송과 여론조사 전문업체 유고브가 이달 7~10일 조사해 12일 공개한 텍사스주 여론조사에선 바이든이 45%, 트럼프 대통령이 46%로 오차범위(±3.3%포인트) 내 접전을 펼쳤다. CNN은 지난달 초 이후 발표된 8건의 텍사스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평균 0.3%포인트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텍사스는 공화당 아성이다. 2016년 대선 때 당시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9%포인트 차이로 꺾은 곳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 차별 항의 시위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텍사스주에서마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는 12일 NBC방송에 출연해 백인 표심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분열적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어떻게 ‘더 큰 텐트의 정당’이 될지에 관해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당’이 돼버린 지금의 공화당으론 지지층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 미국인 유미 호건과 결혼해 ‘한국 사위’로 알려져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을 노리는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