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시 재보선 한 달 전 사퇴해야
이낙연 측 "대표완주시 권력투쟁 부각", 김부겸 측 "재보선 직전 사퇴라니"
판 커진 재보선, 당권 레이스에 돌발 변수로
내년 4월 재보선이 차기 지도부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포함하며 재보선 판이 커지자 당권주자들의 임기 문제가 집중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차기 당대표가 대선 출마를 결심할 경우 당권·대권 분리규정으로 인해 재보선 한달 전인 내년 3월 사퇴해야 한다.

이 경우 '대표 궐위' 상태에서 재보선을 치르거나 임시 전대를 다시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가운데 임기 문제가 더 부담이 되는 쪽은 당연히 이 의원이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 의원은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면서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부담을 정면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김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며 이 의원의 당대표 불가론을 부각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이번 재보선 이슈가 전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7개월짜리 임기가 부담이 되는데 재보선 변수까지 생겨서 이 의원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보궐선거의 정치적 의미가 커진 상황에서 전대를 바라보는 당원들의 생각도 복잡해질 수 있다"며 "아무래도 이 의원이 더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양측은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책임있는 당의 쇄신이 없다면 재보선 때 국민이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김 전 의원을 겨냥해 "당권 완주의 틀에 묶여 권력투쟁을 하려는 측면이 부각되면 국민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통합당은 서울시장 사퇴 부담이 없는 만큼, 대선주자가 보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보선이 대선급으로 커졌는데, 내년 3월 당대표직을 그만둘 수 있을까"라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박 시장 사태를 계기로 전대 일정을 잠정 중단한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장례식 후 당권 레이스를 재개한다.

이 의원은 '국난극복 책임론' 메시지를 다시 전면에 내걸고 당권 도전의 당위를 설파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이는 만큼, 당 지도부 인사들이 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면서 쇄신을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박 시장 사망 후 당 지지율 여론 조사 추이 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선거운동 기조를 다시 잡아갈 예정이다.

대권 잠룡이 또 다시 성추문에 휩싸인 이번 사태가 당에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민심 동향에 따라 전대 전략의 큰 물줄기를 바꾸는 것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판 커진 재보선, 당권 레이스에 돌발 변수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