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류들·가짜뉴스 경제학

▲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김경후 지음.
가장 먼저 산업화를 이룬 만큼 시대에 뒤떨어진 '애물단지'를 많이 안고 있던 영국 런던이 도시재생을 통해 면모를 일신한 과정을 살펴본다.

런던의 도시재생은 도시사회학자이자 건축가인 저자의 영국 런던정경대학 박사학위 연구주제이기도 하다.

런던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쇠퇴하고 낙후한 시설과 지역을 개선하고 템스강을 경계로 한 남북의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950년대부터 일련의 도시재생사업에 착수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템스강변의 경관을 해치는 골칫덩어리가 된 '사우스 뱅크' 지역, 오랫동안 방치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 런던에서 가장 추한 지하철이라는 오명을 얻은 '런던브리지역' 등 템스강 남쪽 낙후지역의 재생 과정을 알아보고 이 지역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거듭났는지를 돌아본다.

런던이 남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펼친 도시재생사업의 기준은 '공공공간', '보행 중심', 그리고 '시민'이었다.

템스강 북쪽의 가장 부유한 지구와 남쪽의 가장 가난한 지구를 '밀레니엄 브리지'로 연결함으로써 세인트폴 대성당과 테이트 모던을 하나의 도보 권역으로 묶고, 세인트폴 대성당 뒤편의 파터노스터 광장도 역사적 맥락과 조화를 이루며 열린 공공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195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건축 사조인 브루털리즘과 그에 대한 비판에 맞선 주상복합 '브런즈윅 센터'는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발전이 더 기대되는 '킹스 크로스'는 영국 도시재생이 지향하는 바를 가장 잘 함축하는 프로젝트로 영국다운 도시재생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런던의 도시재생은 현재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처음에는 '점'에 불과했던 파괴된 건축물의 복원은 런던의 동서남북으로 뻗어 나가는 하나의 '선'이 되고 런던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하나의 도보 권역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런던의 도시재생이 모든 도시가 따라야 할 해답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했으며 반성하고 실천한 런던의 경험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한다.

21세기북스. 260쪽. 1만9천800원.
[신간]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마음의 오류들 = 에릭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뇌과학자가 그동안 마음의 문제로만 취급되던 자폐증, 우울증, 양극성 장애, 조현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사실은 고장 난 뇌와 관련이 있다고 밝힌다.

컴퓨터가 입력값을 디지털 언어로 변환해 처리하는 것처럼 우리 뇌는 신경전달물질을 디지털적으로 주고받으며 자극을 처리한다.

디지털 코드가 어떤 전기회로를 따라 전달되는지에 따라 컴퓨터 출력값이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 뇌에 있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전기신호도 신경 경로에 따라 기억, 감정, 의식으로 달라진다.

저자는 고장 난 뇌를 들여다봄으로써 이 과정을 알아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컴퓨터 부품이 고장 났을 때 그 부품의 기능이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예를 들어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 이해에 결함이 생기고 이마앞겉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도덕적 판단력이 상실되며 뇌의 보상체계에 활성이 줄어들면 중독에 취약해진다.

다시 말해 모든 정신 질환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장애가 있고 인지, 기억,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성 등 우리의 모든 정신 과정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다만 의식에 관해서는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뇌의 장애들로부터 우리가 의식에 관해 알아낸 것은 대부분 의식적 과정들과 무의식적 과정들의 상호작용에 해당한다.

의식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궁극적으로 이해하는 단계에서 이런 상호작용은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RHK. 400쪽. 2만4천원.
[신간]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가짜뉴스 경제학 = 노혜령 지음.
신문 기자, 미디어 스타트업 경영자, 대기업 마케팅 임원 등으로 미디어 산업의 민낯을 안팎에서 경험해온 저자가 오늘날 미디어 기업들이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내몰린 이유를 탐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당연히 믿고 있는 저널리즘의 객관성과 전문성은 뉴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신화일 뿐이며, 대량생산 체제에서 지식경제 체제의 변화로 나타난 대중의 소멸과 플랫폼 경제의 등장으로 200여년간 지속해오던 뉴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뉴스 콘텐츠에 덧씌워진 저널리즘의 신화를 벗겨내고 모든 것을 가짜뉴스 탓으로 돌리려는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지식경제 산업의 하나로서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구체적인 뉴스 비즈니스의 대안은 디지털 퍼스트 전환으로 매출 하락세를 저지하는 데 성공한 뉴욕타임스의 구독 중심 모델, 노르웨이 십스테드 미디어 그룹과 같은 디지털 사업 다각화 모델, 버즈 피드처럼 태생부터 디지털 미디어를 전제로 한 디지털 네이티브 뉴스 기업 모델 등이다.

저자는 "우리에겐 여전히 유능과 신뢰를 겸비한 저널리즘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부수는 광고를 의미하고 광고는 돈을 의미하며 돈은 독립성을 의미한다'는 '퓰리처의 등식'을 '뉴스 독자는 데이터를 의미하고 데이터는 수익 모델 혁신의 기반이며 수익모델 혁신 성공은 독립성을 의미한다'는 말로 대체하고 싶다"고 썼다.

워크라이프. 318쪽. 1만8천원.
[신간]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