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병·가지마름병 빠르게 퍼져…장마 후 무더위에 확산 우려
과수세균병 창궐에 강원 농가 시름…"피해 면적 25ha 사상 최대"
화상병과 가지검은마름병 등 과수세균병이 올해 강원도 내에서 창궐해 과수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일까지 평창, 춘천, 양구, 철원 등 9개 지역 50개 농가에서 총 25.1㏊의 과수세균병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5㏊보다 5배가량 늘어난 수치며, 현행 방식으로 과수세균병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 면적이다.

평창 2개 농가는 과수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 확진을 받았다.

나머지 48개 농가는 가지검은마름병에 감염됐다.

화상병은 사과·배에 주로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이다.

병에 걸린 나무는 흑갈색 병반이 나타나면서 잎이 시들고, 줄기가 서서히 마르기 시작해 결국은 검게 변하면서 죽는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발생 농장 주변 100m 안에 있는 과수는 뿌리째 캐내 땅에 묻은 뒤 생석회 등으로 덮어 살균해야 한다.

과수세균병 창궐에 강원 농가 시름…"피해 면적 25ha 사상 최대"
가지검은마름병 역시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과수세균병이다.

나무의 잎과 줄기가 검게 마르는 이 병은 마땅한 약제가 없다.

과수 농가에 이 병이 발생했을 때 감염 나무가 전체의 10% 이상이면 폐원 조치하며, 그보다 적으면 발병 나무를 포함해 인근 나무 8그루를 매몰 처리해야 한다.

농민들은 장마 뒤 찾아온 더위에 세균병 확산을 걱정하고 있다.

도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8.1㏊)의 피해가 발생한 양구지역의 한 농민은 "사과 농사를 하던 중 시들고 말라버린 나뭇잎들을 발견하고 3차례나 소독을 해도 점차 번졌다"며 "애써 기른 나무들을 뽑아서 묻으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습하고 더운 날씨에 더 확산하기 쉽다고 하는데 주변 농가들도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농가 우려에 농정당국은 도내 전 시·군 1천920개 농가를 돌며 예방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또 감염 나무를 묻어 놓은 지역의 폭우 뒤 이상 여부 등을 현장 점검하고, 춘천·철원·양구 등 농가는 방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잎이나 가지가 검게 마르는 등 과수세균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확산을 막기 위해 곧바로 시·군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