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미 뉴햄프셔주서 맥스웰 체포…사망한 英미디어거물 딸

미, '극단선택' 엡스타인 성범죄 공모혐의 전 여자친구 체포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사망 당시 66세)의 전 여자친구가 성범죄 공모 혐의 등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58)은 이날 미국 뉴햄프셔주에서 체포됐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을 위해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한 것을 포함해 성범죄 공모와 위증 등 6개 혐의로 뉴욕 남부지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공소장에 따르면 맥스웰은 1994년부터 1997년경까지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함으로써 엡스타인의 이들에 대한 학대를 돕고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는 14세 소녀도 포함돼 있었으며, 맥스웰과 엡스타인은 피해자들이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맥스웰은 미성년 소녀들에게 쇼핑과 영화 관람 등을 시켜주고 친분을 쌓은 뒤 피해자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성적 얘기를 꺼내 분위기를 유도한 혐의다.

맥스웰은 영국 사교계 인사로 영국과 미국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영국의 미디어 '거물'이었으며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로버트 맥스웰의 딸이다.

로버트 맥스웰은 1991년 사망한 후 그가 운영하던 연금펀드에서 거액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맥스웰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59) 왕자와의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버지니아 주프레(이전 이름 버지니아 로버츠)의 증언에서도 등장한다.

엡스타인의 안마사였던 주프레는 자신이 17∼18세이던 2001∼2002년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앤드루 왕자와 런던과 뉴욕, 카리브해의 섬에서 총 세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주프레는 2001년 엡스타인에 의해 자신이 런던에 '밀매'됐으며, 엡스타인과 맥스웰, 앤드루 왕자와 함께 런던의 나이트클럽에 갔었다면서 나이트클럽에서 나왔을 때 "차 안에서 맥스웰은 내가 제프리 엡스타인을 위해 하는 것과 같은 일을 앤드루 왕자에게 하라고 말했다.

그것은 매우 역겨운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는 등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체포돼 기소됐다.

그러나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검 결과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