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정의연 이사장과 대구서 두 번째 만남…"소녀상 꼭 지켜달라"
이용수 할머니 "수요시위 지지하지만 방식 바뀌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3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 이사장과 두 번째로 만나 위안부 피해자 운동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에 따르면 이 이사장과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만나 5시간 30분가량 의견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이 할머니가 정의연과 수요시위에 비판적 견해를 밝힌 기자회견을 연 이후 접촉하지 못하다 지난달 26일 처음 만난 바 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이 이사장에게 "수요시위를 지지하지만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지역 단체가 있는 창원, 부산, 통영 거제에서 우선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요시위 참여에 대해서는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직접 혹은 영상 참여로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할머니는 평화의 소녀상 세우기 운동을 지속할 것, 용어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정확하게 쓸 것을 이 이사장에게 촉구했다고 정의연은 전했다.

이 할머니는 또 "젊은 세대 교육과 한일 청년세대 교류를 위해 지역별 위안부 역사교육관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나눔의 집을 '경기도 광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역사관 내에 교육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데모를 안 하려는 게 아니라 방식을 바꾸려고 한다.

바꾸는 방식에 대해서는 같이 힘을 합해 달라"고 말했고, "평화의 소녀상을 곳곳에 더 세워야 한다.

평화의 소녀상을 꼭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하신 말씀을 깊이 숙고하고 지역 단체들과 함께 논의·연대해 더 열심히 활동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만남에는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여러 지역 시민단체 대표들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과 이 할머니는 이달 중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