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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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3년간 1만여 개에 달하는 전체 사모펀드를 전수조사한다. 개인 간(P2P) 대출과 주식 ‘리딩방’,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 등 투자자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사금융 및 불법 사금융 분야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일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 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한 점검계획을 확정했다. 회의에는 예탁결제원과 증권금융, 예금보험공사,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도 참석했다.

당국은 먼저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연달아 터지고 있는 사모펀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당국에 등록된 사모펀드는 1만304개에 이른다.

사모펀드 전수조사는 판매사 등 업계의 펀드 자체 점검과 금융당국의 운용사 현장검사 등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업계 자체 점검은 오는 9월까지 두 달 동안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와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등 4자 간에 펀드 자산명세서와 실제 운용자산 내역 등 서류를 대조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P2P대출·FX마진거래 등 불법 私금융에 칼 빼든다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에 꾸려지는 사모펀드 전담 검사반은 업계가 실시하는 1만여 개 펀드 자체 점검 과정에서 기초사실이 우선 파악된 전문사모운용사부터 순차적으로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에 있는 자산운용검사국 인력(32명)만으로는 전체 사모펀드 검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금감원 자체 인력 보강과 함께 예금보험공사와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에서 3년간 한시적으로 인력을 파견받을 예정이다.

사모펀드 ‘투 트랙’ 점검은 펀드·운용사 규모 대비 당국의 검사인력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소요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모운용사가 판매사의 서류 제출 요구 등에 협조적이지 않을 경우 점검이 형식적 차원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최근 수년간 급격히 성장한 개인 간(P2P) 대출에도 칼을 빼들었다. P2P업체들이 인터넷으로 개인투자자 투자금을 모아 신용도가 낮은 개인이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자금 돌려막기’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P2P 금융 관련 제반사항을 담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시행되는 오는 8월 27일 전후로 240여 개에 이르는 전체 P2P업체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P2P업체 대출채권에 대한 회계법인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적격업체에 한해서만 P2P업 등록심사를 한다. 부적격 업체는 대부업 전환을 유도하거나 폐업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유사금융업자가 불법적으로 제도권 금융을 사칭해 투자자를 현혹하고 자금을 모으는 행위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자칭 ‘주식 전문가’들이 오를 종목을 찍어주는 주식 리딩방과 온라인 사설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 등이 포함된다.

당국은 사모펀드와 P2P대출, 유사금융업자 불법행위, 불법사금융 등 4대 분야별 집중점검반을 꾸리고 매달 금융위원회가 여는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 진행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2일 회의를 주재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제 죽을 때까지 절대 투자는 안 하겠다’고 말한 금융사기 피해자 사례를 들며 업계에 자성을 촉구했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금융업계의 인식과 대처에 일말의 아쉬움이 있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업계 종사자 모두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소비자 피해 해결과 향후 발생할 문제 대응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