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사진=한경DB
이순재 /사진=한경DB
매니저 갑질 의혹을 받는 원로배우 이순재(85)와 그의 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매니저 김모씨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순재는 갑질 논란에 대해 자신은 막말을 한 적도 없고 부당해고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내가 전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을 도와달라는 생각으로 부탁했다며 그 부분은 잘못했으니 직접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전 매니저 김 씨가 이순재의 집에서 '머슴 생활'을 방불케 하는 노동 착취를 당했다는 표현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소속사 측은 갑질 논란을 처음 보도한 SBS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 보도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 매니저 김 씨는 스포츠경향에 또 다른 녹취록이 있다고 밝히면서 "두달 간 일했지만 '머슴생활'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순재의 아내가 상식 밖의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순재 아내의 요구로 이순재의 일정이 끝난 뒤 저녁 7시30분 장을 보러가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순재는 사과 대신 '다른 매니저들은 다 했는데 왜 너만 그러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순재는 김씨가 연락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김씨는 이순재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보도에서 김 씨는 이순재의 아내와 손자 등이 자신에게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등 허드렛일을 시켰다고 호소했다. 두 달 간 일하며 주말을 포함해 단 5일 밖에 쉬지 못했고 평균 주 55시간 이상 일했지만 월 180만 원 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계약서 없이 일을 하게 했으며 4대 보험을 요구했다가 핀잔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순재 갑질 논란이 터지자 또 다른 전 매니저 백모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순재 선생님은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연로한 두 사람이 생활해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옹호했다.

이어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며 "제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좋은 말씀도 해주고 배우로서의 자세를 곁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순재는 7월2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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