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가 들어설 나주부영CC 부지를 부영그룹이 기증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전공대가 들어설 나주부영CC 부지를 부영그룹이 기증했다. / 사진=연합뉴스
부영그룹이 학교법인 한전공과대학에 800억원 상당의 나주부영CC 부지 40만㎡를 기증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이달 말까지 구속집행정지 상태임을 감안하면 자칫 부적절한 '기업 출연'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28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옥에서 이중근 회장을 대신해 이세중 회장 직무대행이 한전공대 부지 기부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전달식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인규 나주시장, 우윤근 한전공대 광주전남 범시도민지원위원회 고문,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시·화순군), 김회천 한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에 위치한 나주부영CC 75만㎡ 중 40만㎡의 소유권은 29일자로 학교법인 한전공대에 이전된다. 해당 기증 부지 감정가액은 806억원. 부영그룹은 지난해 8월 한전공대 측에 학교 설립 부지 기증을 약속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한전 본사가 이전한 나주에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며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부영에 설립부지 기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원 1000명의 '국내 유일 에너지공학 특화 대학'을 내건 한전공대 설립은 민주당의 호남권 대선공약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일부 한전 소액주주들은 한전이 최근 배당을 하지 않는 등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쳐가면서까지 사실상 정부 강요로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특히 이중근 회장이 탈장 수술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대법원이 오는 30일까지 이를 허가한 상황에서 부영이 한전공대 설립 부지를 기증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