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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사전계약 경쟁률이 920대 1…이란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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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제재로 가치 폭락한 리알화
    자동차로 바꿔 자산 보호
    이란에서 자동차를 사려는 이들이 급증했다. 자동차 한 대를 구매하려고 수백명이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9일(현지시간) 이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 최대 완성차 회사인 이란호드로와 사이파가 신차 출시를 앞두고 접수한 사전계약에 신청이 쏟아져 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치솟았다.

    소형차 티바-2 모델은 2500대를 판매하는데 230만명이 몰려 9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푸조 파르스는 4000대 판매에 239만명이 신청해 약 600대 1, 라나는 516대 1까지 경쟁률이 높아졌다.

    운 좋게 경쟁에서 이기더라도 차를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란의 자동차 광풍에는 미국 제재를 피해 자산을 보호하려는 이란 국민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2018년 8월 대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한 뒤 지난 2년간 달러화 대비 리알화 가치는 4배 이상 폭락했다. 이란통계청이 공식 발표한 물가상승률이 2018년 27%, 지난해 41%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 자산가치는 더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란 국민들은 보유한 화폐를 실물로 바꿔 자산을 보호하려 하고 있다. 금과 함께 자동차도 좋은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자동차 부품과 기술이 제재 대상에 포함된 탓에 이란의 자동차 생산이 크게 위축됐고, 생산량 부족과 화폐가치 하락에 맞물려 시중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9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티바-2의 경우 사전 예약 가격은 한화로 약 530만원이지만 현재 시중 가격은 42% 높은 755만원 정도다. 푸조 파르스는 사전 예약 가격(약 560만원)보다 시중 판매 가격(약 955만원)이 71%나 높다.

    이란 정부는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자동차를 2년 이상 보유해야 매매할 수 있는 강제 규정을 신설했지만, 리알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자동차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는 이란 국민들이 많아 자동차 사전계약은 새로운 '로또'로 자리잡았다.

    자동차가 돈벌이 수단이 되자 차명 구입, 자동차 회사와의 유착 등 불법을 동원해 자동차를 사재기하는 자산가들이 사법 당국에 적발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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