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정 전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동학개미운동’에 참여한 개인투자자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은 순매수 10위 종목 가운데 8개에서 투자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표적 비대면(언택트) 종목인 네이버카카오는 최근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아직 ‘물려 있는’ 금액이 더 많다.

'동학개미' 이겼다…10개 종목 중 8개 저가매수 '적중'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코로나19의 증시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2월 17일부터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찍은 3월 19일까지 45.70% 떨어졌다. 삼성SDI가 10만~20만원대로 떨어지자 개인은 5348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SDI는 이후 반등했고 지난달 13일에는 30만원대로 올라섰다. 조정기에 산 물량은 고스란히 수익으로 돌아왔다. 수백억원어치는 36만원이 넘는 가격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개인은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도 집중 저가 매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2월 17일부터 3월 19일까지 58.33% 하락했다. 개인들은 그동안 34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종가(12만7500원)보다 낮은 가격일 때 산 게 3841억원어치고 높은 가격일 때 142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이 기간 개인 순매수액 4위와 9위다.

다른 순매수 10위권 종목들도 저가 매수 전략으로 수익을 본 게 적지 않았다. 순매수 2위는 SK하이닉스였다. 개인이 이날 SK하이닉스 종가보다 낮은 가격일 때 산 규모는 9787억원, 높은 가격일 때 산 건 4238억원어치였다. 낮은 가격일 때 산 금액이 5549억원 더 많다. 현대차(6711억원) 한국전력(4713억원) 신한지주(3391억원) SK(1262억원) 등에서도 저가 매수액이 고가 매수액보다 훨씬 많았다.

코로나19 조정장에서 개인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삼성전자의 누적 수익률도 플러스로 평가됐다. 개인들이 이날 종가보다 싸게 삼성전자를 매집한 규모는 5조1236억원이었고, 종가보다 높은 값에 사들인 규모는 2조5967억원이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당시 가격보다 비싸게 산 이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면서 추세가 역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1.79% 올랐다.

다만 카카오와 네이버는 아직 투자 성과가 좋지 않다. 개인은 카카오 주가가 현재 가격보다 낮을 때 742억원, 높을 때 4123억원어치를 산 것으로 집계됐다. 매입 당시보다 가격이 떨어진 매수 물량 비중이 훨씬 크다. 네이버도 저가에 산 게 1673억원어치, 고가에 산 게 2767억원어치로 고가 순매수액이 더 크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최근 급격하게 올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고 지난달 말께부터 조정받기 시작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