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의원은 29일 SNS에 "이제 저의 국회의원 임기 종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다. 임기중 있었던 이야기 한 가지를 털어놓을 때가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황 전 대표와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창가로 가서 잠깐동안 이야기를 나눠 그 장면이 한 사진 기자의 렌즈에 포착돼 보도된 적이 있었다"며 해당 사진을 SNS에 링크했다.
민 의원은 "황 전 대표가 노령에 몸이 편찮으신 여성 대통령께서 석방된 상태에서 치료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문 대통령은 이 청을 법적으로 어렵다며 현장에서 거부했다"고 전했다. 현행법 상 보석은 대통령의 권한은 아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변호인ㆍ법정대리인 등은 법원에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검사의 의견을 들어 허가할 수 있다.
민 의원은 "이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황 대표는 효창동 백범기념관에 갔다가 흥분한 태극기부대로부터 물세례와 함께 박 대통령을 배신한 배신자라는 욕설을 들었다"며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국회로 돌아와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봉변을 당한 소감을 물었을 때도 황 대표는 다른 말 섞지 않고, '저는 다만 저의 길을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민 의원은 "황 전 대표는 입이 무겁고 의리있는 사람이었다. 그 말을 대통령께 여쭤달라고 했던 분도 의리가 있는 분"이라며 "저도 지금까지 가슴에 품어왔던 이 사실은 얘기를 하는 게 최소한의 의리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