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예산보고서에 성장률·실업률 전망치 제외…대선 의식 지적도

미국 백악관이 매년 여름 업데이트된 중간 경제전망치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이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코로나19 불확실성 이유로 수정 경제전망치 발표 생략
백악관은 매년 2월 연방예산 제안서를 발표한 뒤 7월이나 8월께 실업률,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 경제 동향에 관한 수정된 예측치를 포함해 중간 검토보고서를 제공하지만 이번에는 이 보고서에서 경제지표 전망치가 빠진다는 것이다.

연방 재정적자 예측도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당국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경제에 극도의 변동성을 초래해 경제동향을 모형화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경제지표가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달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서 미국 성장률이 올해 -5.9%를 기록하고 실업률도 지난해 3.7%에서 두 자릿수인 10.4%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금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3조 달러에 육박하는 경기부양용 예산을 마련해 사상 최대 재정적자까지 예상된다.

WP는 최소 1970년대 이후 백악관이 중간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은 사례를 알지 못한다는 예산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백악관이 전례에 따라 중간 전망치를 제시해야 한다는 비판론자의 의견을 전했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수치가 좋지 않았지만 이를 계속 발표했다며 의회 예산국(CBO) 역시 연초 전망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지난달과 이번달 두 달 연속으로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지표가 제시될 경우 오는 11월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WP는 "중간 보고서는 대선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발표될 예정이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최고위 경제 보좌관도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