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최근 일주일 지역감염자 181명 중 88.4%는 수도권 환자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최근 일주일 지역감염자 181명 중 88.4%는 수도권 환자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받는 '렘데시비르'가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렘데시비르의 국내 도입을 결정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특례 수입을 요청하는 한편 관련 치료 지침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식약처에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이고 동시에 적용 대상, 투약 기간 등을 포함한 사용 지침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해 전날 방대본에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렘데시비르는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 전염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이다. 사람 세포 속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멈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렘데시비르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식약처가 렘데시비르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 약물이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사망률의 경우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실험군이 약 7%, 그렇지 않은 비교군이 약 12%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렘데시비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승인하기도 했다.

방대본은 우선 약품 확보를 위한 첫 단계로 식약처에 특례수입을 신청하기로 했다. 특례수입은 국가 비상 상황에서 사전 신고 없이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한 제도로, 방대본이 식약처에 이를 요청하면 식약처가 심의를 통해 수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와 관련해 오전 브리핑에서 "미국과 국내에서 진행되는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서 이 약물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방대본은 렘데시비르를 투약할 대상을 정하고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한 모니터링 방법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폐렴이 있고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에게 이 약을 적용하는 방안을 갖고 있고, 5일 정도 투약한 뒤 환자 상태에 따라 5일을 더 연장하면서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절차 등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약품 확보가 어려워 국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이 약물이 즉각 쓰이진 못할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약품 확보는 제약사와 협의해 별개로 진행해야 한다. 현재 약품 공급이나 생산이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확보)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