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연구소장·작가 지적…"의병 60% 비중에도 조명 못 받아"
"한말 의병 역사에 전남 통째로 삭제된 교과서 다시 쓰여야"
한말 호남지역 의병들의 활동을 재조명하고, 이들의 활약상을 반영하도록 역사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김준영 소장은 28일 자료를 통해 "한말 의병 운동에서 호남 의병이 60%에 달하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그 역할에 상응하는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한말 호남 의병 운동의 역사적 뿌리를 제대로 인식할 때 일제하 독립운동과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서 광주와 호남의 같은 역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정책연구소 주관으로 한말 호남 의병장들의 활약상 등을 담은 '나는 왜 이제야 아는가' 책을 집필한 황광우 작가도 "광주를 의향, 민주화의 성지라고 하지만 정작 '광주가 왜 의향인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는데 운사 여창현의 운사유고를 통해 한말 호남 의병 운동의 주역들을 만나게 되면서 의병 활동을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고교 시절 배웠던 역사 교과서에는 한말 의병운동의 거두로 최익현, 유인석, 평민 의병장 신돌석의 이름만 등장하는데 한말 의병 운동의 역사에 전남이 통째로 삭제된 교과서는 다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작가는 "역사에는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와 '쓰인 역사'가 있는데,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만큼이나 쓰인 역사도 소중하다"며 "우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에 대해선 입을 벌려 찬양하고, 우리의 선조들에 대해선 우습게 여기는 묘한 습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처럼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되 의병장들의 삶과 고뇌를 공감할 수 있는 '의병 문학'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며 "왜 광주를 의향이라고 부르는지를 체감케 해 광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정책연구소는 '나는 왜 이제야 아는가' 책자 1천500부를 발간해 초·중·고·특수학교와 시 교육청 산하기관, 공공도서관에 3∼5부씩 배포했다.

책에는 1896~1909년까지 활동한 호남 의병장 중 호남 성리학의 기둥인 송사 기우만과 호남 의병 운동의 실천적 주역인 성재 기삼연을 비롯해 안규홍, 심남일, 양진여, 전해산, 조경환, 김태원, 양회일, 고광순 등 10인의 삶이 녹아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