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청년 귀농 교육 후 단감 과수원 3천500평 임대 올해 첫 단감 수확해 유명 백화점 납품 목표
[※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5월 22∼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20 귀농귀촌 청년창업박람회'를 개최했습니다.
올해 78개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기관과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농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귀농귀촌 성공 모델과 지자체별 귀농귀촌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연합뉴스는 청년의 귀농귀촌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서 '청년농업인대상'을 받은 청년 농업인 5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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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어린이집 교사를 했어요.
어린이집을 경영하려고 준비를 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지쳐 잠깐 쉬는 기간이 있었어요.
그때 옆집 할머니 농사를 도와 드리면서 콩을 심고, 된장도 담글 기회가 있었는데 재미가 있어서… 한번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연합뉴스와 농협이 지난 22∼24일 개최한 2020 귀농귀촌박람회 청년농업인대상 수상자 중 홍일점인 이현수(38) 씨는 초보 농민이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지 1년 남짓이다.
이씨 일터는 전국 최대 단감 생산지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북면의 단감 과수원이다.
그가 막상 농사에 뛰어들자 집안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이 씨 부모를 비롯해 가까운 친척 중에 농사를 짓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부터 반대했어요.
농사를 시작해 놓고 중간에 포기하면 다른 길을 찾기도 쉽지 않을 거란 걱정에… 공인중개사를 따면 허락해주겠다고 해서 결국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죠"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명품 단감을 생산하는 '다감농원'에서 청년 귀농 장기교육을 받았다.
그해 9월까지 6개월간 동료 교육생 14명과 함께 단감 재배에서 포장, 유통, 가공법까지 780시간의 교육을 이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단감 과수원 3천500평을 빌려 독립 영농에 나섰다.
'맛있는 감농장'이란 번듯한 이름도 달았다.
다행스럽게도 영농이 기계화되면서 힘쓰는 일이 줄어들어 여성이지만, 어렵지 않게 과수원 일을 할 수 있었다.
올해 가을 첫 수확을 앞둔 그는 단감을 많이 따기보다는 생산량은 적더라도 친환경으로 키운 고품질, 맛있는 감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농산물우수관리(GAP), 저탄소 인증을 받아서 서울 유명 백화점에 내가 키운 단감을 꼭 납품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영농환경 등의 변화로 단감은 최근 들어 재배면적이 조금씩 줄어드는 과일이다.
그는 "단감을 재배하던 분들이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농사를 많이 포기하시거든요.
단감 생산량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고품질로 승부를 걸면 곧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활이 고되지만, 만족스럽다고 했다.
"매일 아침 6시에 과수원에 도착하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주말에도 거를 수 없이 일해야 하죠. 3월에는 가지치기를, 4월에는 잡초 베기, 5월에는 꽃 따기에 들어가면서 쉴 틈이 없어요.
이상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래도 매일 새벽 눈을 뜨고 감밭에 갈 생각을 하면 '행복하구나'라고 느낍니다" 그는 귀농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농사일이 진짜 힘들거든요.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미리 경험해보거나 선도 농가에서 일을 해보고 농사에 뛰어들지 말지 결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국가에서 영농기기를 빌려주지만, 기본적인 농기계는 구매해야 해 초기에 자금이 조금 필요하고 (농사일로) 금방 돈이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버틸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