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약 3천명 투입…'후추탄' 쏘며 시위대 해산"
홍콩서 국가법 반대시위…"경찰 저지 속 약 300명 체포"
27일 홍콩에서 벌어진 '국가(國歌)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약 300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의회인 입법회가 중국 국가(의용군행진곡)에 대한 모독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 법안을 심의하자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국가법까지 심의되자 홍콩 시민들이 항의에 나선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오전 5시 30분(현지시간)부터 도로나 기차선로에 쓰레기·못 등을 뿌려 통행을 막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시위에 대비해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했으며, 홍콩 도심 애드미럴티에 있는 입법회 건물을 포위하려는 시위대의 계획이 경찰에 저지되는 등 출근 시간대 대규모 시위는 실현되지 못했다.

시위대는 대신 코즈웨이베이의 쇼핑센터와 거리에 모여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구호를 외쳤고, 경찰 기동대는 수십명을 불법집회 참가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시위대 수백명이 몽콕 지역 등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홍콩서 국가법 반대시위…"경찰 저지 속 약 300명 체포"
경찰은 이날 집회 대응에 약 3천명의 경찰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지며, 집회를 막기 위해 전날 밤부터 거리에 경찰들을 배치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후추탄(pepper pellets)'을 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경찰은 코즈웨이베이와 센트럴 지역에서 약 180명, 애드미럴티와 몽콕에서 각각 50명과 60명 정도를 체포하는 등 약 3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시위대 중에는 화염병 등 공격무기 소지 혐의자도 있었고, 크로스하버 터널에서 차량을 서행 운전하는 식으로 시위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매튜 청 홍콩 정무부총리는 국가법 제정에 따른 표현의 자유 억압 우려에 대해 "국가는 고작 46초 길이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국가 연주 시 진지하게 선다"면서 "왜 중국 국가에 이같이 대우할 수 없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홍콩보안법에 이어 국가법까지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반중 시위의 뿌리를 뽑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