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가 지난 3일 발생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에 대해 남북한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방부는 이 같은 결론에 유감을 표명했다.

유엔사는 26일 DMZ 내 GP 총격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남북 양측 모두가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유엔사 조사팀은 북한군이 3일 오전 7시41분 군사분계선 북쪽에 있는 북한군 초소에서 남측 유엔사 250번 초소를 향해 14.5㎜ 소형 화기 네 발을 발사한 것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다만 “총격 네 발이 고의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는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측에 총격 관련 정보를 요청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사팀은 또 한국군의 2회 대응 사격과 경고 방송도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군의 대응사격은 북한군 총격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게 이뤄진 조치”라며 “이번 조사 결과가 북한군 총격에 대한 실제적 조사 없이 발표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당국은 이번 GP 총격 사건에 대해 “북한군의 우발적인 오발 사고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사건 당일 우리 측 GP에 총알 타격음이 발생한 시간은 오전 7시41분, GP 외벽에서 탄흔을 발견한 시간은 오전 7시51분이다. 이에 오전 8시1분 원격 K-6 중기관총으로 대응사격을 시도했지만 기능 고장으로 실패했다. 1차 대응사격은 이로부터 12분이 흐른 오전 8시13분 K-3 경기관총(15발)으로 이뤄졌다. K-3 대응사격 후 5분 뒤인 8시18분 다른 K-6 중기관총을 수동 조작해 2차 대응사격(15발)을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