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 비판에 "좌파 언론 때문에 대외 이미지 실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자신의 대외 이미지가 실추한 것은 세계 언론이 좌파이기 때문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제기하며 적개심을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세계 언론은 좌파"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고통받고 있다"고 말해 '브라질의 트럼프'를 거듭 자처하기도 했다.

'코로나 대응실패' 브라질 대통령 언론 탓…"트럼프도 고통받아"
그러나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그가 취임했을 때부터 우파 또는 자유주의 매체로부터 줄곧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보건장관이 잇따라 사임하고 사회적 격리 종료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말라리아 치료제 사용을 고집하는 것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우소나루의 포퓰리즘이 브라질을 재앙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보도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와 CNN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이 브라질의 코로나19 대응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을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과 귀를 닫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브라질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36만3천211명, 사망자는 2만2천666명 보고됐다.

확진자 수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코로나 대응실패' 브라질 대통령 언론 탓…"트럼프도 고통받아"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의회·사법부 비난 집회에 참석한 사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대통령궁과 연방대법원, 연방의회 사이에 있는 삼권광장에서 벌어진 집회에 참석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했으며 어린이들 들어 안아주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접촉한 지지자 상당수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는 보건 당국의 사회적 격리 권고를 무시한 것은 물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정부 정책을 대통령이 어긴 것이다.

앞서 의회는 모든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법안은 원칙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300헤알(약 6만7천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또다시 적발되면 벌금을 배로 올려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