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스라엘, 미국없으면 제 발로 서지도 못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오는 22일(현지시간) '국제 쿠드스의 날'을 앞두고 이스라엘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연달아 게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20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을 지탱하는 두 가지 요소는 미국의 조건 없는 뻔뻔한 지원, 아랍 이슬람권 정부들의 팔레스타인 외면이다.

이런 도움이 없다면 제 발로 서지도 못할 만큼 자생력이 없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를 둘러싼 아랍 국가(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국가)는 미국이 믿을만한 상대가 아니고 오직 그들을 시온주의 정권과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도구로 여긴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와 시온주의자의 노골적 관계는 팔레스타인과 이슬람국가의 등을 찌르는 단검이다.

사우디와 일부 걸프 국가는 이스라엘을 지원함으로써 큰 배신행위를 저질렀다"라고 지적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밤 다시 트위터에 "영토 확장만 좇는 시온주의 정권의 천성은 평화와는 공존할 수 없어 그들이 이미 점령한 땅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시온주의 정권을 제거하는 것이 유대인을 말살하자는 게 아니다.

'이스라엘 제거'는 네타냐후와 같은 폭력배를 몰아내고 무슬림, 기독교인, 유대계 팔레스타인 사람이 국민투표로 각자 정부를 선택하자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온주의 정권을 반대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어떤 세력, 국가도 지지하고 돕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라고 강조했다.

국제 쿠드스의 날은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이란의 '국부'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그해 8월 선언한 날이다.

쿠드스는 예루살렘의 아랍어식 이름으로,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매년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마지막 금요일을 국제 쿠드스의 날로 정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슬람권의 지지를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주로 이란과 가까운 이슬람권에서 매년 대규모 반미 집회가 열린다.

국제 쿠드스의 날을 주도하는 이란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야외 행사를 처음으로 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