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전교생 60명 이하 학생들 일제히 등교
마주선 얼굴에 행복감 넘쳐…코로나 걱정에 마스크·발열체크 기본
친구도 선생님도 "반갑다"…등교 후엔 거리두기 안내 분주(종합)
"학생들도 친구들 얼굴을 보니 너무 좋아하고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에 기쁩니다.

일상이 이렇게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어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처음 미뤄졌던 등교 개학이 20일 전국적 이뤄졌다.

고 3학생과 전교생 60명 이하 초·중학교 학생들의 등교가 이뤄진 이 날 오전 학교마다 반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겨울방학까지 포함해 수개월 대면하지 못했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행복감마저 묻어났다.

이날 오전 광주 남구 한 여자고등학교는 떠들썩했다.

계절이 변화하는 길목에서 개학을 맞은 학생들의 교복은 반소매 하복부터 털실로 짠 카디건까지 각양각색이었다.

SNS와 화상채팅으로만 새 학년 친구들을 접한 학생들은 교문 어귀에서 교실까지 걸어가는 동안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선생님들은 감염병 예방 지침에 따라 이들을 떼어놓기 바빴지만, 오랜만에 마주하는 제자들 앞에서 설렌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김창현 교장은 "학교에 비로소 주인들이 찾아왔다"며 "아이들이 나오니까 생동감과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3학년 학생 이은지 양은 "내신이랑 정시를 모두 챙겨야 해서 등교가 더 늦어지면 어떡하나 걱정됐었다"며 "엄마가 아침에 마스크 잘 챙겨 쓰고 손도 항상 씻으라고 당부했는데 오랜만에 학교를 나와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친구도 선생님도 "반갑다"…등교 후엔 거리두기 안내 분주(종합)
입시를 준비하는 고3뿐만 아니라 전남 시골 마을의 일부 초등생도 이날 올해 첫 등교 수업을 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해강고등학교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등교할 수 없다'는 사전 고지에 따라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등교했다.

교사들은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앞 사람과 간격을 유지해달라며 거리 두기에 신경을 썼다.

해강고 박모 양은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을 봐서 너무 반갑고 좋다"면서 "그동안 독서실에서 계속 공부했는데 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수능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고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 중앙여고 박예진 양은 "학교에 다시 와서 너무 기쁘지만,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갑자기 안 좋은 상황이 생겨 또 등교하지 못해 수능이 미뤄지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학사 일정이 미뤄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해강고 신봉수 교감은 "혹시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등교할 학생들을 위해 마스크도 미리 준비했고 발열 체크를 위해 건물 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 앞을 무조건 통과하도록 동선을 짰다"고 말했다.

해강고는 평소 6인이 먹을 수 있는 테이블에는 2명씩만 먹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의정부고 원영식 교감은 "개학을 위해 전날까지 학교 전체를 소독했고, 발열체크 기기 등 필요한 장비도 도입했다"며 "지침에 따라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친구도 선생님도 "반갑다"…등교 후엔 거리두기 안내 분주(종합)
이날 등교한 고3 학생들은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다.

이 시험은 지난달 8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수차례 미뤄졌다.

이에 대해 일부 고3 학생들은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의정부 금오동 등굣길에서 만난 한 고3 남학생은 "개학 바로 다음 날 시험을 치면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 모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여학생은 "그동안 학원에 다니며 공부는 계속했지만, 전국에서 내 위치를 알 수 있는 큰 시험을 개학 바로 다음 날 치는 것이 부담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민고 이용문 교무부장은 "오늘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니 반갑고 즐겁지만, 방역에 주의해야 하는 만큼 걱정도 적지 않다"며 "학교에서 아이들의 수업과 방역 두 가지를 신경 써야 해 교사는 물론 아이들도 힘이 들겠지만, 어려운 시기를 모두 함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성민·조정호·최재훈·정회성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