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금천고 등에 환영 플래카드…철저한 방역 속 학생맞이

"텅 빈 교정을 보면서 학교의 주인이 학생 임을 절감했습니다.

오랜만에 그리던 제자들과 마주하니 이제서야 진짜 봄을 맞은 듯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청주 금천고등학교 안성표(55) 교감은 들뜬 목소리로 제자들과의 만남을 반겼다.

"오늘, 왜 이리 설레지" 등교수업에 활력 찾은 교정
이 학교 고3 학생들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부터 교문을 들어서기 시작했다.

교문 앞에는 "오늘 아침 왜 이리 설레지?", "아, 너희들이 오는 날이구나!", "사랑해, 환영해, 보고 싶었다" 등의 글귀가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이날 가장 먼저 교문에 들어선 김상범(18) 군은 "학교에 1등으로 왔다는 게 신기하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만 공부해왔는데, 학교에서 남은 수험기간을 잘 보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과 교직원들은 교문 입구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겼다.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한 곳으로 통제돼 있었다.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교사 2명은 열화상 카메라로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일일이 체크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교사들이 직접 비접촉 체온계로 학생들의 체온을 쟀다.

"오늘, 왜 이리 설레지" 등교수업에 활력 찾은 교정
학생들이 등교하더라도, 학교생활은 이전과 달라질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태호(18)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대화도 제대로 못 하고 급식도 따로 먹는 등 코로나 이전과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6년째 교직 생활을 하는 박민경(33) 교사는 "책상 간격을 벌리고 모둠 활동도 제한하는 등 수업 방식이나 풍경도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천고는 이날 3학년 학생 269명이 등교했다.

특수학교인 인근 청주혜원학교도 이날 오전 9시 고3 학생 등교가 시작됐다.

이 학교 고3 학생 17명 중 이날 등교한 학생은 15명으로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보호자와 함께 개별적으로 교실로 향했다.

학교 현관에서는 체온계를 이용해 모든 교직원과 학생, 출입자에 대한 발열 체크가 이뤄졌고, 방문록을 꼼꼼히 적도록 했다.

이 학교 고3 학급은 총 세 학급이다.

5∼6명씩 수업받는 교실에는 책상 거리가 1m 이상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모든 책상에 가림막도 설치됐다.

"오늘, 왜 이리 설레지" 등교수업에 활력 찾은 교정
학교 측은 매일 교실과 셔틀버스를 소독할 방침이다.

한 교사는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이 있어 감염이 걱정도 되지만, 그래서 더 꼼꼼하게 방역을 한다"며 "학생들이 철저하게 소독한 셔틀버스 등으로 등교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 위험은 적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선아 청주혜원학교 교감은 "개학 이전에도 긴급돌봄을 신청한 학생이 55명 정도였고, 개학 우려에 대한 학부모의 문의는 크게 없었다"며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개학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소규모 초등학교(104곳)와 중학교(36곳) 140곳 가운데 청주 미원초 금관분교, 충주 단월초 등 초등학교 13곳과 제천 청풍중학교, 옥천 청산중학교 등 15곳도 이날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