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 "입시 준비 필요하지만, 코로나 감염 걱정"교사 "화상 수업 효율 떨어져…안전한 개학 준비 최선""등교 후 한 명이라도 양성자가 나오면 더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 뻔한데…", "개학이 미뤄져 불안했는데 이제 학교에 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20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 수업이 시작되지만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입시를 앞두고 바쁜 고3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더는 등교를 늦출 수 없다'는 급한 마음이 앞선다.하지만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재확산 등에 따른 불안을 쉽게 떨칠 수도 없는 입장이다.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이 심했던 대구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훨씬 컸다.대구에 사는 고3 김민재(18) 양은 "이태원 클럽 때문에 다시 코로나가 퍼져서 걱정인데 일주일만 미루고 등교를 강행해 걱정된다"며 "모두가 예민한데 까다로운 생활 규칙을 신경 쓰면서까지 굳이 학교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대구 수험생 이지우(18) 양은 "등교 후 한 명이라도 양성자가 나오면 상당수 학생이 격리되는 등 더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 뻔하고 그렇게 되면 입시 준비에 더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대구 고3 학부모 서희주(48) 씨는 "입시 준비가 급해서 먼저 등교를 한다고 하는데 온라인 수업이 수험생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며 등교 개학에 반대입장을 밝혔다.반면 대구 정화여고 고3 담임인 이재민(39) 교사는 "다시 학생을 교실에서 만날 수 있고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되어서 설렌다"며 "아직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우려도 있지만, 모든 교직원이 안전한 학교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지역에서는 '학교에 가도 걱정이고 안가도 걱정이 된다'며 복잡한 심경을 보이거나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부산에 사는 고3 학부모 이모(49) 씨는 "학교 다닐 때는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학습 패턴이 유지됐는데 집에서는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재수생에 비하면 많이 불리하기 때문에 이제 학교에 간다고 하니 안심은 되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3 학부모 노모(48) 씨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했는데 내일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7시 10분에 집을 나간다"며 "올해는 재수생보다 고3이 입시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걱정인데 학교에서 질 높은 수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부산 충렬고 마동진 교감은 "학부모들은 등교 수업에 50 대 50으로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며 "등교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마 교감은 "선생님들은 대부분 대면 수업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며 "화상 수업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지만 대면 수업에 비해 수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특히 고3은 학사 일정 때문에 더는 대면 수업이 미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전주시 완산구에 사는 김모(19) 군은 "온라인 수업을 꼼꼼히 들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함을 느꼈다"며 "학교에 정해진 일정에 맞춘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수능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 군 어머니는 "이미 개학을 하기로 결정됐으니까 아들에게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라'고 조언했다"며 "하지만 혹시 모를 코로나 감염자로 인해 질병이 확산하면 개학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이덕기 정경재 조정호 기자)/연합뉴스
부산 충렬고 교직원들, 열화상 카메라·체온계 측정 등 리허설급식 시간 30분→90분…1m 간격 지정석, 좌석당 4명 시차식사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각급 학교는 개학 준비에 총력을 쏟았다.이날 오전 10시 부산 동래구 충렬고등학교.이 학교 교직원들은 내일 등교 수업에 대비해 정문에 발열 여부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열화상 카메라에 이상이 감지되면 교직원이 체온계로 해당 학생 체온을 측정한 뒤 등교 여부를 현장에서 바로 판단한다.학교 정문에 도착한 학생은 3줄로 거리 두기를 하며 대기 선에 기다렸다가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천막을 거쳐 교실로 향하게 된다.이 학교는 학급당 인원이 25명 수준으로 과밀학교는 아니다.학급당 30명 초과하는 과밀학급은 부산시교육청이 마련한 세부지침에 따라 교실 내 사물함을 교실 밖 복도 등에 옮겨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책상을 한 줄씩 일렬 배치해 책상 간 거리를 확보한다.일반 교실보다 면적이 넓은 특별실을 활용해 미러링 수업(분반하고 옆 반은 화상 중계하는 방식) 등으로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마동진 충렬고 교감은 "내일은 고3만 등교하는데 전 학년 등교에 대비해 1∼3학년 출입구를 건물 좌·우·중앙으로 구분하고 3학년 전용 출입구를 마련하는 등 동선을 완전히 분리할 예정"이라며 "음악 등 30명이 넘는 수업은 면적이 넓은 특별실을 활용해 수업하게 된다"고 말했다.이 학교 급식실에는 1m 이상 거리를 두고 줄을 설 수 있게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급실실 좌석은 지정석으로 운영하고 한 좌석에 4명이 시차를 두고 앉게 된다.식사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급식 시간은 평소보다 30분 늘어난 90분이다.마 교감은 "등교 수업으로 인한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며 "우선 3학년을 상대로 등교 수업을 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부산에서 학생 수 1천명 이상인 과대 학교 30곳은 학년별 20분 이상 시차 등교를 한다.학생 수와 학교 공간을 고려해 학년별·학급별·요일별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한다./연합뉴스
"위기 심화 땐 등교 수업 재검토, 원격수업으로 전환 가능성도"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심화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연기하고 등교 수업을 재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교육청에서 서울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교수업 운영방안'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는 유동적이며 불확실하고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특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조 교육감은 "현재 고3 등교는 추가 연기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방침을 수용해 등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서울 지역 고등학교 3학년은 오는 20일부터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교육청은 고1∼2학년은 학년별 또는 학급별 격주 운영을 권장했다.조 교육감은 앞서 이태원 클럽발 위기가 심각해지자 고3 등교를 13일에서 20일로 일주일 연기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였다.조 교육감은 앞으로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수능은 9월 신학년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현재 틀 내에서 한 달까지 연기가 가능하다"면서 "대학이 4월 1일 개학하는 게 불가능할 게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에서는 현재 제도 틀 내에서 가능한 선택지인 수능 한 달 연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조 교육감의 언급은 수능 일정 변경 가능성을 바라보는 중앙 정부의 시각과 미묘한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고3이 5월 말 이전에 등교한다면 변경된 대입 일정에 크게 무리가 없어 수능 등 대입 일정 변경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올해 수능일은 애초 11월 19일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부가 12월 3일로 2주 연기한 상태다.조 교육감은 "코로나 위기가 심화하면 고교생의 등교도 당연히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재전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