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미룬 불교 연등행렬 결국 전면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교계 연중 최대 행사인 연등회가 전면 취소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9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과 24일 열릴 예정인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연등회가 취소된 것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령으로 행렬이 금지돼 열리지 못한 이후 40년 만이다.

종단협 회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이날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천년 넘게 이어진 소중한 전통문화이지만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30일 전국 사찰에서 예정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 아래 계획대로 열기로 했다. 불교계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4월 30일로 예정했던 봉축법요식을 5월 30일로 한 달 미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