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공간 리모델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시장이 ‘홈코노미’(주거공간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현상) 바람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 꾸미기 수요 증가

리모델링시장 성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4월에 두드러졌다. 국내 리모델링 1위 업체인 한샘의 리모델링 사업 브랜드인 리하우스 패키지 시공 건수는 3월에 전년 동월 대비 175%, 4월에는 200% 늘어났다. 집 전체를 고치는 풀 패키지뿐만 아니라 주방, 욕실, 화장실 등 일부만 고치는 부분 패키지까지 합친 시공 건수다. 다양한 형태의 리모델링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대림비앤코의 욕실, 주방 등 홈리모델링 분야 매출도 3~4월 평균 10%가량 불어났다. 리바트 키친의 매출은 3월 23.4% 성장한 데 이어 4월엔 23.7% 증가했다. 이처럼 주거공간 리모델링이 늘어난 것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을 더욱 편안한 공간으로 꾸미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 3~4월 늘어난 주택 거래도 리모델링 수요를 키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1.6%, 4월엔 2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산 소비자가 입주 전 리모델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셀프 인테리어 수요도 커져

리모델링 수요가 커지면서 인테리어에 필요한 자재와 공구 소비도 증가했다. 개인과 개별 인테리어 업체를 대상으로 자재와 공구를 판매하는 KCC글라스와 유진그룹의 종합 인테리어 대형 매장 매출도 늘었다. KCC글라스 인테리어 브랜드인 홈씨씨의 인천점과 울산점의 매출은 3월에 전년 동월 대비 13%, 4월엔 4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10%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 상승폭이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홈씨씨 인천점과 울산점은 도기, 석고보드, 페인트, 벽지, 조명 등 집을 고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자재를 판매하는 초대형 매장이다.

셀프 인테리어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유진그룹의 에이스하드웨어 금천점과 목동점, 용산점의 매출은 3월과 4월 각각 78%,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4월 기준 페인트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0% 성장했다. 공구류가 88%, 인테리어성 자재도 155% 늘어났다. KCC 관계자는 “스스로 집을 고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하루평균 방문자도 증가했다”며 “홈코노미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셀프 인테리어 수요는 당분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