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부실 대응·군부 개입 지지 집회 참석 등 비판

브라질의 전직 각료 6명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글을 18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에 기고했다.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 정부(1995∼2002년)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에서 각료를 지낸 이들은 '대통령은 국정운영 자격을 잃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기본적인 품위를 갖추지 못한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불안감을 조장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브라질 국민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인종적·민족적·문화적 다양성으로 이루어진 2억1천만 브라질 국민에게 잘못된 국정에 대해 말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보우소나루 정부 첫해인 지난해를 이데올로기적 연대와 문화 전쟁의 이름으로 국가 기관과 구조가 해체되기 시작한 해로 규정했다.

브라질 전 각료들 "보우소나루 국정운영 자격  잃어"…퇴진 촉구
이들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브라질에서 퍼지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 법의 지배에 대한 공격과 파괴 행위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무책임한 대응 방식, 군부의 정치 개입을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에 참석해 연설한 사실 등을 들어 "보우소나루는 무능력과 권위주의적 행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대통령으로서의 합법적인 권한 행사를 위한 조건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는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좌파 및 중도우파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6명이 성명을 통해 군부의 정치 개입을 지지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직 국방장관들은 "헌법은 무정부 상태에서만 군이 질서 유지를 위해 개입을 요청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군부를 향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시위에서 제기되는 정치 개입 요구를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전 각료들 "보우소나루 국정운영 자격  잃어"…퇴진 촉구
지난 3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집회와 차량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일부 대법관을 비난하면서 의회와 대법원 폐쇄를 주장하는가 하면, '보우소나루와 함께 군부 개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군부 개입을 촉구하는 행태를 보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연설을 통해 군부의 개입을 자극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도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앞에서 열린 군부 개입 촉구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으며, 당시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의회·대법원 폐쇄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탄압에 이용된 보안법 부활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