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사회적 약자 지키는 것"
[초선열전] 김예지 "평범한 사람…결과로 인정받겠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예지 당선인은 19일 "저는 꿈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으로, 결과로 인정받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장애인들에게 '역경을 이겨냈다'는 표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도 사회에 깊이 박힌 편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당선인은 국회 역사상 첫 시각장애인 여성 국회의원이다.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그의 곁에는 보행을 돕는 안내견 '조이'가 늘 함께한다.

조이는 국회 본회의장을 출입하는 첫 안내견이 된다.

그는 피아노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숙명여대 피아노 실기 강사, 한국장애인예술인협회 이사 등 장애계·예술계를 오가는 삶을 살았다.

바이애슬론 선수로도 활약하며 체육계에도 발을 걸친 '다재다능' 인사기도 하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 일문일답.

-- '정치인 김예지'는 21대 국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싶나.

▲ 음색을 듣고 신중히 음악을 만들던 귀로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겠다.

연주 후 관객들의 소중한 감상평을 듣는 마음으로 평가를 받겠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로 인정받는 정치인이 되겠다.

-- 흔히 김 당선인의 삶을 두고 '역경을 이겨냈다'는 표현을 한다.

스스로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나.

▲ '역경을 이겨냈다'라는 표현 또한 편견이다.

장애·비장애를 떠나 모든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각자의 환경 속에서 역경을 딛고 살아간다.

하지만 유독 장애인들에게만 이런 표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우리 사회에 아직 깊이 박혀있는 편견이다.

저는 유독 특별하게 '역경을 이겨낸' 사람이 아니다.

제 위치와 환경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당선인이 생각하는 보수란.
▲ '보전하여 지킨다'는 보수의 뜻에서 보듯이 진정한 보수는 사회적 약자를 지키고 함께하며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다.

단지 말만 하는 보수가 아닌, 여러 콘텐츠를 채워나가는 어젠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모(母) 정당인 미래통합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 당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잘못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한 여당 인사가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 등의 발언으로 비판받을 때도 그 당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분의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 미래한국당과 통합당이 합당에 뜻을 모았지만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 합당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최적의 시점과 상황 속에서 합당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본다.

이번 총선 결과로 21대 국회는 여대야소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런 현실 속에서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소중한 표를 보내주신 국민과 범보수 진영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선열전] 김예지 "평범한 사람…결과로 인정받겠다"
-- 안내견 '조이'는 어떤 존재인가.

▲ 2018년 3월에 만나 2년 넘게 저와 생활하고 있는 조이는 표면적으론 제 눈의 역할을 하지만, 사실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친구이기도, 가족이기도 하다.

제 신체의 일부처럼 함께하는 생명체다.

-- 생각해둔 1호 법안은.
▲ 장애예술인 재정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하고 싶다.

장애예술인은 장애인복지계에서도 예술계에서도 배제돼 언제 나락으로 추락할지 모르는 고위험군에 속해있다.

2016년 나경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애예술인 지원에 관한 법률'이 최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장애예술창작기금이 제외됐다.

이대로 본회의 통과가 된다면 제가 21대에서 기금 마련 등을 포함한 개정안을 마련하고 싶다.

-- 4년 뒤 어떠한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 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편견과 다름에 대한 배타적 인식에 변화의 물결이 생겨났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노력하다 보면 4년 후에는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