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부부의 세계'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

"민현서에 대한 박인규의 감정은 완전히 집착과 의존"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오랜만에 연락 오셔서 '나 (너의 본모습에 대해) 살짝 의심했어' 하시더라고요.

(웃음) 이번에 욕 많이 먹었지만 관심이라 생각돼 정말 감사했습니다.

"
화려하게 종영한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사이에서 갈등의 기폭제 역할을 한 악역 박인규를 연기한 배우 이학주(31)를 18일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났다.

무서운 눈빛은 쏙 뺀, 순수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실제로는 낯을 좀 가릴 뿐 장난기도 많고, 유쾌한 걸 좋아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학주는 끝내 민현서(심은우)에게 버림받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박인규에 대해 "그런 식의 결말일 줄은 몰랐지만, 인규는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고 본다"며 "현서에 대한 인규의 감정은 완전히 집착과 의존이었다고 생각한다.

인규는 그걸 사랑이라고 하며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인규를 태어날 때부터 태어날 때부터 악한 놈이었다고 생각하면 연기하기가 더 힘들어서 유년 시절부터 훑었어요.

주변에 보기 힘든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 힘들었죠. 내 표정, 목소리를 다시 보면서 내게 저런 얼굴이 있었나 놀라기도 했고요.

"

박인규는 치정멜로극이었던 '부부의 세계'에 스릴러와 추리를 한 스푼씩 가미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지선우 역의 김희애와는 격투에 가까운 장면도 많았다.

이학주는 "김희애 선배님과 촬영할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도 꼭 하고 몸과 마음을 정비했다"며 "박인규가 지선우를 협박하는 거라 장면을 끌어가야 하는데 두렵고 쑥스럽기도 했다.

또 무엇보다 우습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선배님께서 잘 맞춰주셔서 후련하게 촬영장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함께 호흡을 맞춘 심은우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굉장히 친하고 연락도 자주 한다"며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를 보며 결혼관 등에 변한 부분이 있냐고 묻자 그는 진지하게 "평소에는 불륜에 대해 막연하게 나쁘다고 생각했다면, 이번 작품을 하고 나서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혼에 대해 아직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우리 부모님 같은 관계가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부모님은 말싸움을 막 하다가 갑자기 파스타를 함께 먹으며 막 웃고 재밌어하신다"고 웃었다.

2012년 영화 '밥덩이'로 데뷔한 이학주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멜로가 체질'에 이어 '부부의 세계'까지 악역에 가까운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그는 이러한 평가에 대해 "악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진상' 정도"라고 웃으며 "나만의 논리로 인물을 창조해나간다는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데뷔 후 쉴새 없이 달려온 이학주는 '부부의 세계' 차기작도 이미 정해졌다.

그는 오는 25일 첫 방송할 JTBC '야식남녀'에서 겉은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반전 매력의 천재 디자이너 강태완으로 분한다.

"밝고 경쾌한 드라마라 '부부의 세계'에서 바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제가 입어보지 못했던 옷을 많이 입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기대해주세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