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지난달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전례없이 폭락했다. 최근 들어 반등에 나섰지만 '수요절벽'에 전망은 밝지 못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최악의 원유 수요 '쇼크'가 예상된다며 저유가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8일 '석유 수요 쇼크와 화학산업의 기회' 보고서를 통해 "석유 수요의 60%는 '이동'과 관련돼 있는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석유 수요는 내년에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출처=현대차증권.
출처=현대차증권.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저유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1년까지 평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중반에 머물 것으로 봤다.

강 연구원은 "경기 침체로 인해 원유 수요가 감소한 것은 196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일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수준은 금융위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1960년대 이후 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했던 시기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고 3차례였다.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과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다.

1·2차 석유 파동 당시엔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산유국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수요가 감소했다. 금융위기 때는 금융시스템 충격과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해 수요가 줄었다.

강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던 지난달 세계 원유 수요의 30%가 감소했을 것"이라며 "이는 사상 최악의 수요 부문 충격"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올해 육상이 전년 대비 11%, 항공유가 33%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씨티그룹은 항공유 수요가 향후 3년간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언택트(비대면) 확산과 함께 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화상회의 확대 등으로 해외 출장도 감소하고 있어서다.

강 연구원은 "항공유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마진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유산업보다는 화학산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용 장갑, 마스크, 손 세정제 등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 소재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등이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출처=현대차증권.
출처=현대차증권.
그는 향후 자동차 산업 생산의 정상화가 화학제품 수요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전체 화학제품 수요의 약 20% 내외는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 자동차 공장들이 점진적인 재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자동차 산업 전반이 정상화되면 화학산업에는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화학 기업 가운데선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한화솔루션의 전망이 밝다고 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