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고 70’의 실제 주인공인 1970년대 그룹사운드 ‘데블스(Devils)’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 김명길 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고인은 지난해 12월 전립선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해오다가 17일 오전 8시께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숨졌다.

1947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1968년 데블스에서 기타리스트 겸 보컬로 활동을 시작했다. 데블스는 1970년 제2회 플레이보이배 보컬그룹 경연대회에서 구성상을 받았고 이듬해 1집 ‘그룹사운드 데블스’를 내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닐바나, 마이하우스 등 당대 최고의 고고 클럽에서 활동한 데블스는 당시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퍼포먼스와 한국적 록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1974년 발표한 2집 ‘톱 그룹사운드 데블스’ 타이틀곡 ‘그리운 건 너’는 한국 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곡 중 한 곡으로 평가받는다. 도입부에서 고인의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노래다. 팀은 1980년 해체했다.

데블스 이야기는 2008년 영화 ‘고고 70’으로 제작돼 화제가 됐고 약 5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제7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음악상을 받았다. 빈소는 순천향대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6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