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가지 와즈니 재무장관은 레바논이 국제사회에서 금융지원을 받은 뒤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즈니 장관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AFP와 인터뷰를 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은 항상 (레바논) 파운드화 환율의 자유화를 요구한다"며 "우리가 해외에서 금융지원을 받으면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레바논 정부는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기 전에 과도기를 요청해왔다"며 갑자기 변동환율제로 전환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은 공식적으로 1달러를 1천507파운드와 교환하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최근 암시장에서는 1달러의 가치가 4천파운드 넘는 수준으로 뛰었다.

또 와즈니 장관은 "레바논 내 상업은행은 49개로 집계되는데 그(은행) 수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은행 분야의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레바논 재무장관 "해외서 금융지원 받은 뒤 변동환율제 도입"
레바논 정부는 IMF로부터 약 100억 달러(약 12조원)의 차관을 원하며 와즈니 장관은 이를 위해 13일 IMF와 공식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지중해 연안의 국가 레바논은 1975∼1990년 장기 내전, 2006년 국내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쟁 등을 겪었고 2011년 이후에는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레바논의 국가부채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70%나 되고 실업률, 물가 급등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레바논에서는 작년 10월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의 세금 계획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로 정국 혼란이 4개월 넘게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경제 위기가 가중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