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금융 '양날개' 단 네이버…"진짜 센놈 온다" 금융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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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핀테크시장 본격 공략
CMA 통장은 예고편일 뿐…
주식·보험 확장 땐 영향력 폭발적
핀테크시장 본격 공략
CMA 통장은 예고편일 뿐…
주식·보험 확장 땐 영향력 폭발적
최근 금융권 채용 시장이 크게 술렁거렸다.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대규모로 경력직 공개 채용에 나서면서다. 모집 직군은 금융 서비스 개발, 연체 채권 관리, 금융 데이터 분석 등 다양했다. 서류 전형부터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한 달 안에 끝내는 일명 ‘패스트 트랙’ 방식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은행, 증권, 카드 등 다양한 금융회사 직원들이 채용 문의 글을 잇따라 올리기도 했다.
국내 1위 포털 서비스 기업 네이버가 금융사업의 고삐를 죄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마케팅 규모도 크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네이버는 금융사업을 확대해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점유율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페이 적립금으로 공략
네이버는 15일 금융사업의 교두보로 활용할 ‘네이버통장’ 혜택을 공개하며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통장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금융상품이다. 최근 수익률이 0%대까지 떨어진 기존 CMA보다 높은 ‘최대 연 3% 수익률’을 앞세웠다. 다만 원금 100만원까지만 연 3% 이자를 지급한다. ‘네이버페이 결제 월 1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결제액이 월 10만원 미만이면 연 1% 수익률이 적용된다.
원금 100만원 초과~1000만원은 연 1%, 1000만원 초과는 연 0.55%로 수익률이 떨어진다. 100만원 초과 금액부터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0만원 한도를 정해놓고 연 3% 수익률을 지급하는 건 은행이 내놓는 ‘파킹통장’과 큰 차이가 없다”며 “원금이 커질수록 소비자가 받는 혜택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 간편결제 1위인 네이버페이 적립이 더해지면 혜택이 커진다. 네이버통장으로 페이 포인트를 충전하고 네이버쇼핑, 네이버예약, 네이버웹툰 등에서 결제하면 기존보다 0.5%포인트 높은 최대 3%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CMA 수익률을 0.5%포인트 높여주는 효과와 같다. 네이버가 다음달 내놓을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적립 혜택까지 활용하면 최대 9%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네이버페이를 자주 활용하는 소비자에게는 기존 금융권의 CMA 상품보다 네이버 통장이 유리한 셈이다.
든든한 우군, 미래에셋
네이버통장은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통장을 바탕으로 주식, 보험 등 금융상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신용카드, 예·적금 추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 검색, 페이, 증권, 부동산 등 금융 관여도가 높은 서비스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활용해 이용자 기반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파트너사가 미래에셋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경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 17%(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지난해 11월 본사에서 독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이 7개월 만에 네이버통장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우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가 보유한 정보기술(IT) 역량과 미래에셋의 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테크핀(기술 주도 금융)’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본궤도에 오르면 기존 금융회사를 제치고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갈 것”이라며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통장 출시로 우선 CMA를 운용하는 증권사, 온라인 결제를 도맡았던 카드사 등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 통장이 노리는 것은 금융시장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력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적립 혜택 덕분에 네이버에서 결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유통업계도 네이버통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네이버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이미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지난 3월 1000만 명을 넘었다. 1월(800만 명)보다 25% 이상 급증했다.
김주완/송영찬 기자 kjwan@hankyung.com
국내 1위 포털 서비스 기업 네이버가 금융사업의 고삐를 죄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마케팅 규모도 크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네이버는 금융사업을 확대해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점유율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페이 적립금으로 공략
네이버는 15일 금융사업의 교두보로 활용할 ‘네이버통장’ 혜택을 공개하며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통장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금융상품이다. 최근 수익률이 0%대까지 떨어진 기존 CMA보다 높은 ‘최대 연 3% 수익률’을 앞세웠다. 다만 원금 100만원까지만 연 3% 이자를 지급한다. ‘네이버페이 결제 월 1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결제액이 월 10만원 미만이면 연 1% 수익률이 적용된다.
원금 100만원 초과~1000만원은 연 1%, 1000만원 초과는 연 0.55%로 수익률이 떨어진다. 100만원 초과 금액부터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0만원 한도를 정해놓고 연 3% 수익률을 지급하는 건 은행이 내놓는 ‘파킹통장’과 큰 차이가 없다”며 “원금이 커질수록 소비자가 받는 혜택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 간편결제 1위인 네이버페이 적립이 더해지면 혜택이 커진다. 네이버통장으로 페이 포인트를 충전하고 네이버쇼핑, 네이버예약, 네이버웹툰 등에서 결제하면 기존보다 0.5%포인트 높은 최대 3%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CMA 수익률을 0.5%포인트 높여주는 효과와 같다. 네이버가 다음달 내놓을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적립 혜택까지 활용하면 최대 9%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네이버페이를 자주 활용하는 소비자에게는 기존 금융권의 CMA 상품보다 네이버 통장이 유리한 셈이다.
든든한 우군, 미래에셋
네이버통장은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통장을 바탕으로 주식, 보험 등 금융상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신용카드, 예·적금 추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 검색, 페이, 증권, 부동산 등 금융 관여도가 높은 서비스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활용해 이용자 기반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파트너사가 미래에셋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경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 17%(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지난해 11월 본사에서 독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이 7개월 만에 네이버통장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우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가 보유한 정보기술(IT) 역량과 미래에셋의 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테크핀(기술 주도 금융)’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본궤도에 오르면 기존 금융회사를 제치고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갈 것”이라며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통장 출시로 우선 CMA를 운용하는 증권사, 온라인 결제를 도맡았던 카드사 등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 통장이 노리는 것은 금융시장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력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적립 혜택 덕분에 네이버에서 결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유통업계도 네이버통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네이버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이미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지난 3월 1000만 명을 넘었다. 1월(800만 명)보다 25% 이상 급증했다.
김주완/송영찬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