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검사문건 결국 대법원 제출…음성 확인

3개 가명 사용…"왜 공개하지 않고 논란 키웠나" 비판 계속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문건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히카르두 레반도프스키 대법관이 전날 밤에 제출된 문건의 내용을 보건 전문가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반도프스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을 고려해 문건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아이르톤 게지스' '하파에우 아우구스투 아우비스 다 코스타 페하스' '05' 등 3개의 가명을 사용했으나 주민번호와 개인납세번호, 생년월일 등은 사실대로 적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지난달 정보공개법에 근거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상파울루 지역 연방법원의 루시아 페트리 베투 판사는 지난달 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와 관련된 모든 문건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정부 측 변호인이 즉각 항소했으나 지역 상급 연방법원의 안드레 나바헤치 판사 역시 이달 초 베투 판사의 판결이 유효하다며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정부 측 변호인의 재항소에 연방고등법원의 주앙 오타비우 지 노루냐 연방판사는 지난 8일 "대통령이 검사 결과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고, 신문 측 변호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날 대법원의 공개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동안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내용을 공개할 수 있었는데 대통령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월 7∼10일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SNS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만 밝혔을 뿐 관련 문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방미 일정을 동행한 인사 가운데 2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지난주에는 대통령실 대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