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로봇랜드가 비상운영체제에 들어간 이후 두 달여 간 공석이었던 경남로봇랜드재단 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13일 진행됐다.
마산로봇랜드는 지난해 10월 민간사업자의 채무불이행에 이어 지난달 7일 테마파크 운영 중단 통보로 비상운영체제에 들어간 바 있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는 제373회 임시회 회기 중인 이날 도의회 상임위원회실에서 권택률(60) 원장 후보자에 대해 인사검증을 했다.
권 후보자는 1984년 LG전자에 입사해 HR경영지원팀장(상무), 중국 남경 세탁기생산법인장(상무), C&C 사업부장(전무), 멕시코 몬테레이 생산법인장(전무), 자문역 등을 거치며 30여년간 LG전자에서 근무했다.
이날 인사검증에서는 기업에서만 근무한 권 후보자가 로봇랜드사업 정상화를 이끌 전문성과 능력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강근식(통영2) 의원은 "사직한 전임 원장도 인사검증 당시 로봇랜드를 잘 이끌겠다는 자신감을 표시했으나 중도하차했다"며 "관리직 경험은 많지만, 예술적 업무도 수행해야 할 로봇랜드재단 원장으로서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권 후보자는 "테마파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우려는 알고 있고, 극복해야 할 과제다"라면서도 "재단 운영의 본질은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구현할 수 있느냐이므로 고객을 철저히 연구하고 불만사항을 반영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마파크 등 1단계 공사의 경쟁력이 부족하고 접근성 떨어지는 컨벤션센터 입지, (콘도와 호텔 등) 2단계 사업 불확실성 등 현재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원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재단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남의 자랑거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일수(거창2) 의원이 2단계 사업 정상화 방안이 있는지를 묻자 권 후보자는 "가장 어려운 문제다"면서 "며칠 파악한 거로 답변 드리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달라"고 피해갔다.
그러자 박준호(김해7) 의원이 "충분히 공부하고 인사 검증에 임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박 의원이 로봇랜드재단의 근본 문제와 해결방안을 질의하자 "로봇랜드 민간사업자와 관련한 업체 대부분이 건설사들이다"며 "시공·건축하는 부분은 노하우가 있겠지만 30년간 테마파크 운영은 분야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상열(양산2) 의원이 재차 테마파크 정상화 방안이 있느냐고 질의하자 권 후보자는 "로봇랜드를 처음 만들 때 로봇과 연계한 체험 테마파크라고 했으나 이런 부분이 없어 차별화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없다"며 "내방 고객이 재미있고 어린이들이 꿈을 품을 수 있는 본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살아 숨 쉬는 테마파크가 돼야 경쟁력이 구축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권 후보자 답변에 대해 류경완(남해) 의원은 "기본적인 업무현황 파악과 문제점을 해결해야겠다는 대안 제시가 미흡하다"며 "과거 경험만을 토대로 한 자신감만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는 이날 도의회가 인사검증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경남도에 전달하면 임용장을 받고 원장직을 맡게 된다.
앞서 도는 지난 3월 16일 정창선 원장 사직 이후 같은달 26일 채용공고를 내 4월 10일까지 공모, 20일 면접, 도민 의견 수렴절차를 거쳤다.
경남도와 도의회는 민선 7기 출범 직후인 2018년 8월 '경상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인사검증 협약'을 체결해 도 출자출연기관 중 자본금 100억원 이상인 경남개발공사, 경남연구원, 경남신용보증재단, 경남테크노파크, 경남로봇재단,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등 6곳 기관장에 대해 임용 전 검증 절차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