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 2·포스트모던 이후의 사진풍경
▲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 라즈 파텔·제이슨 무어 지음, 백우진·이경숙 지음.
현대 자본주의 작동 원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들은 자연,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등 7가지를 저렴하게 유지하면서 지속해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의 오랜 전략이었다면서 각각의 장에서 이의 구체적 작동 원리를 파헤친다.
저자들은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설명하는 데 세계, 생태계, 저렴함, 프런티어라는 개념을 동원한다.
세계 생태계는 '자본주의가 무한 축적이라는 힘에 추동돼 프런티어를 지구 전역으로 확장한 생태계'로 정의한다.
세계의 폭력적이고 착취적인 관계가 500년 전 태동한 자본주의에 뿌리를 두고 현재까지도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저렴함은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적은 보상을 주고 동원하는 폭력'이다.
이전에는 셈해지지 않았던 것까지 화폐가치로 환산해 가능한 한 적게 값을 매기는 전략이다.
그러나 노동이건 돌봄이건 에너지건 모든 것에는 돈이 들고 시간이 갈수록 들어가야 할 돈은 더욱더 많아진다.
여기서 프런티어가 등장한다.
프런티어는 '새로운 저렴한 것들을 확보할 수 있고 인간과 다른 자연의 저렴한 노동을 강제할 수 있는 장소'다.
저자들은 15세기 대서양의 마데이라섬에서 사탕수수 재배와 설탕 생산이 시작된 이래 프런티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고 이제 프런티어는 전에 없이 작아졌지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자본의 규모는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한다.
저렴함으로 세계를 유지하는 일이 더는 가능하지 않게 된 지금 우리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제대로 된 보상'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이다.
북돋음. 348쪽. 1만8천원.
▲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 2 = 최연 지음.
'서울학교', '고을학교', '간도학교'를 운영하며 인문여행을 선도해온 저자가 두 번째로 낸 서울 탐방서다.
서울의 법궁 경복궁에서 시작해 임진왜란 이후의 정궁인 창덕궁 일대, 병자호란의 회한이 남아있는 남한산성, 정조의 능행길에 이르기까지 13개의 답사길을 곳곳에 얽힌 역사 이야기와 함께 안내한다.
조선 시대 왕과 왕족들의 무덤, 사냥터, 왕족 소유의 많은 별서와 정자, 행궁 등이 도성에서 100리 안쪽인 교(郊)의 지역에 있었던 만큼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탐방 대상에 포함됐다.
각 장의 첫머리에 추천 기행 코스를 실었다.
각 코스는 5시간 정도 걷도록 구성했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사대문 안, 그리고 궁궐 위주에서 벗어나 백악, 인왕, 낙산, 목멱 등 '내사산'과 각각의 산이 품고 있는 마을, '북한산, 관악산, 용마봉(아차산) 등 외곽의 산들과 남한산성 어름도 다룬다.
경기고등학교 자리인 삼성토성에서 출발해 선정릉에서 마무리하는 강남 빌딩 숲 사이 탐방 코스도 이채롭다.
가갸날. 303쪽. 1만6천800원.
▲ 포스트모던 이후의 사진풍경 = 정훈 지음.
대학교 사진미디어과 교수인 저자가 사진 전문지에 2년간 기획 연재했던 글을 심화·정리해 책으로 냈다.
변화하는 사진의 양태를 사회·문화적 현상과 연계하여 구체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기획이었으나 시의성을 고려하다 보니 미진했던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이번에 책을 통해 그러한 미진함을 보완하고 당초 의도했던 기획의 핵심 논지를 재맥락화했다고 한다.
디지털 사진은 더는 결정적 진실을 말하지 않으며 사진의 의미는 프레임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주체 사이의 영역에 있다.
이제 사진은 SNS처럼 사진 송신자와 수신자를 이분할 수 없는 다중적이고 뒤얽힌 루트로 구성된 디지털 네트워크의 내부에서 순환되고 유통된다.
저자는 21세기 이후 디지털 사진이 가져온 이러한 사진의 변화와 양태를 국내외 사진가들의 작업을 통해 탐색한다.
각 장의 제목이 표방하는 전쟁, 일상의 교란, 월경(越境), 기억 등의 텍스트는 배타적인 사진의 주제가 아니라 일상과 사진이 상호적으로 의미를 재형성하는 양상이거나 그러한 작용이 펼쳐지는 핵심적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눈빛. 228쪽. 2만2천원.
/연합뉴스
▲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 라즈 파텔·제이슨 무어 지음, 백우진·이경숙 지음.
현대 자본주의 작동 원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들은 자연,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등 7가지를 저렴하게 유지하면서 지속해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의 오랜 전략이었다면서 각각의 장에서 이의 구체적 작동 원리를 파헤친다.
저자들은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설명하는 데 세계, 생태계, 저렴함, 프런티어라는 개념을 동원한다.
세계 생태계는 '자본주의가 무한 축적이라는 힘에 추동돼 프런티어를 지구 전역으로 확장한 생태계'로 정의한다.
세계의 폭력적이고 착취적인 관계가 500년 전 태동한 자본주의에 뿌리를 두고 현재까지도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저렴함은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적은 보상을 주고 동원하는 폭력'이다.
이전에는 셈해지지 않았던 것까지 화폐가치로 환산해 가능한 한 적게 값을 매기는 전략이다.
그러나 노동이건 돌봄이건 에너지건 모든 것에는 돈이 들고 시간이 갈수록 들어가야 할 돈은 더욱더 많아진다.
여기서 프런티어가 등장한다.
프런티어는 '새로운 저렴한 것들을 확보할 수 있고 인간과 다른 자연의 저렴한 노동을 강제할 수 있는 장소'다.
저자들은 15세기 대서양의 마데이라섬에서 사탕수수 재배와 설탕 생산이 시작된 이래 프런티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고 이제 프런티어는 전에 없이 작아졌지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자본의 규모는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한다.
저렴함으로 세계를 유지하는 일이 더는 가능하지 않게 된 지금 우리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제대로 된 보상'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이다.
북돋음. 348쪽. 1만8천원.
![[신간]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005/AKR20200513052400005_02_i.jpg)
'서울학교', '고을학교', '간도학교'를 운영하며 인문여행을 선도해온 저자가 두 번째로 낸 서울 탐방서다.
서울의 법궁 경복궁에서 시작해 임진왜란 이후의 정궁인 창덕궁 일대, 병자호란의 회한이 남아있는 남한산성, 정조의 능행길에 이르기까지 13개의 답사길을 곳곳에 얽힌 역사 이야기와 함께 안내한다.
조선 시대 왕과 왕족들의 무덤, 사냥터, 왕족 소유의 많은 별서와 정자, 행궁 등이 도성에서 100리 안쪽인 교(郊)의 지역에 있었던 만큼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탐방 대상에 포함됐다.
각 장의 첫머리에 추천 기행 코스를 실었다.
각 코스는 5시간 정도 걷도록 구성했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사대문 안, 그리고 궁궐 위주에서 벗어나 백악, 인왕, 낙산, 목멱 등 '내사산'과 각각의 산이 품고 있는 마을, '북한산, 관악산, 용마봉(아차산) 등 외곽의 산들과 남한산성 어름도 다룬다.
경기고등학교 자리인 삼성토성에서 출발해 선정릉에서 마무리하는 강남 빌딩 숲 사이 탐방 코스도 이채롭다.
가갸날. 303쪽. 1만6천800원.
![[신간]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005/AKR20200513052400005_03_i.jpg)
대학교 사진미디어과 교수인 저자가 사진 전문지에 2년간 기획 연재했던 글을 심화·정리해 책으로 냈다.
변화하는 사진의 양태를 사회·문화적 현상과 연계하여 구체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기획이었으나 시의성을 고려하다 보니 미진했던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이번에 책을 통해 그러한 미진함을 보완하고 당초 의도했던 기획의 핵심 논지를 재맥락화했다고 한다.
디지털 사진은 더는 결정적 진실을 말하지 않으며 사진의 의미는 프레임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주체 사이의 영역에 있다.
이제 사진은 SNS처럼 사진 송신자와 수신자를 이분할 수 없는 다중적이고 뒤얽힌 루트로 구성된 디지털 네트워크의 내부에서 순환되고 유통된다.
저자는 21세기 이후 디지털 사진이 가져온 이러한 사진의 변화와 양태를 국내외 사진가들의 작업을 통해 탐색한다.
각 장의 제목이 표방하는 전쟁, 일상의 교란, 월경(越境), 기억 등의 텍스트는 배타적인 사진의 주제가 아니라 일상과 사진이 상호적으로 의미를 재형성하는 양상이거나 그러한 작용이 펼쳐지는 핵심적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눈빛. 228쪽. 2만2천원.
![[신간]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005/AKR20200513052400005_01_i.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