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최근 9개월간 540억 달러 매도…외국자본 570억 달러 빠져나가

브라질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속에 헤알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달러화 매도를 늘리면서 보유 외환이 흔들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헤알화 가치가 추락하자 보유 외환 매도를 통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9개월 동안 외국인 자본이 570억 달러 정도 빠져나갔으며, 중앙은행은 540억 달러를 매도하며 환율 방어에 주력했다.

그러는 동안 보유 외환은 3천400억 달러 안팎으로 줄었으며, 이는 지난 2011년 수준이다.

브라질, 코로나19 충격 금융시장 혼란으로 보유외환 '흔들'
중앙은행은 지난 2001∼2003년에 연평균 150억 달러를 매도했으나 2004년부터는 매도를 자제하면서 보유 외환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이는 국내외 위기 속에서도 헤알화 환율을 일정 수준에서 방어하는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이 공공부채 축소와 이자 부담 경감을 앞세워 보유 외환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보유 외환 매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게지스 장관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보유 외환을 사용하자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시장 전문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보유 외환이 줄어들면 금융시장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보유 외환 매도 확대를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보유 외환은 좌파 노동자당(PT) 정권 출범 직전인 지난 2002년에 377억 달러였으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그동안 연평균 25%씩 증가했고, 지난해 5월 25일에는 3천905억1천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전날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5.836헤알을 기록했다.

헤알화 환율은 올해 들어 45% 이상 올랐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