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급증한 현대리바트 30%↑
한샘·에넥스 등도 주가 강세
리모델링시장 갈수록 커져
2분기에도 실적호전 지속 예상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리바트는 상한가인 1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현대리바트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3월 19일(6050원) 이후 136% 상승했다.
1분기 실적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지만 현대리바트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83%나 웃도는 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난 3694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0.4% 증가한 148억원이었다. 일반 가구(20%)와 주방가구(30%) 실적이 고르게 좋아졌다. 집콕족(族)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가구업종 대장주 한샘도 이날 4.29% 상승했다.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에넥스도 실적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가 10.50% 올랐다. 퍼시스도 소폭(1.23%) 상승했다. 에이스침대와 지누스도 지난달부터 주가가 각각 13.75%와 29.79% 올랐다.
집밥 늘자 주방가구까지 교체
가구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눈에 안 보이던 낡은 가구가 점차 거슬리기 시작한 점이 교체 수요를 일으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가족이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소파 등 거실 가구를 먼저 교체했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책상과 의자 등으로 구매 품목이 확대됐다”며 “이후 집밥을 먹는 사람이 늘어 주방가구 구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신규 분양은 줄었지만 주택 매매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주택 매매는 총 32만5275건으로, 전년 동기(14만5087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특수와 함께 주택매매 거래 증가로 이사 수요가 늘어난 것이 가구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짝 특수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호재가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특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리모델링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종식 후 신규 분양이 활기를 되찾을 경우 악재보다는 기회 요인이 더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가구업계에서는 국내 재고 주택 1800만 가구 가운데 약 1000만 가구가 리모델링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은 신규 분양에 대한 시장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신규 분양 물량은 적지만 집안 전체를 입맛에 맞게 바꿔주는 리모델링 시장이 약 30조원에 달해 가구업체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 가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리바트는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7만2000㎡ 수준인 물류센터 규모를 14만40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총 1395억원을 투자한 ‘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 물류센터 가동 시점도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가구업체들이 건설 경기의 영향을 받아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2분기에도 가구업체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